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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iwan/'16 타이베이 여행

[타이완/타이베이] 국부기념관

# 타이베이 국부기념관

 

국부 쑨원을 기리다

 

청나라의 전제주의 정치를 무너뜨리고 민주공화정을 세우기 위해 노력한 인물이 있다. 우리에게는 민족(民族) · 민권(民權) · 민생(民生)의 '삼민주의(三民主義)'를 제창한 인물로 잘 알려진 '쑨원(孫文)'이 바로 그 주인공!

 

세계사 시간에 '삼민주의'를 제창하고, '신해혁명(辛亥革命)'을 일으켜 '중화민국(中華民國)'을 세운 중국 혁명의 아버지라고 짧게 배운 기억이 전부였던 '쑨원'은 중화권에서는 거의 신과 같은 인물이다. 그래선지 중국과 타이완에서는 '쑨원'을 가리켜 '국부(國父)'라 칭송한다.

 

그리고 '쑨원'의 업적을 기념하고 그의 애민정신을 기리기 위해 지어진 곳이 '국부기념관(國父紀念館)'이다.

 

 

'국부기념관'은 지어진 목적에 걸맞게 각종 문화예술의 전시와 공연, 영화 시상식 및 가족 산책의 공간 등 타이완 시민들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써 그 역할을 다 하고 있었다.

 

우리는 MRT 역을 나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웅장한 '국부기념관' 건물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후, 관광객들과 산책 나온 시민들로 붐비는 광장을 향해 걸어갔다.

 

 

# 국부기념관 앞에서

 

도대체 '국부기념관' 광장이 왜 이렇게 붐비는지 궁금한 나머지 뜨거운 햇볕 아래 우리의 발걸음은 점점 빨라졌다.

 

광장에 들어서자 우리를 반기는 것은 타이완의 랜드마크 '타이베이101 빌딩'의 전경이었다.

 

가이드북에서 '국부기념관'에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타이베이101 빌딩'의 전체 모습을 사진에 담을 수 있는 포토존이 있기 때문이라는 글이 있었는데, 정말 그 말이 사실이었다.

 

'타이베이101 빌딩'이 너무 높아 앞에서는 건물의 전경을 감상하고 사진에 담기가 어려워 아쉬움이 많았는데, 광장에서 바라본 대나무 모양의 '타이베이101'은 군계일학이란 말이 떠오를 정도로 그 규모와 높이가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웅장하고 멋있었다.

 

# 국부기념관 광장에서 바라본 타이베이101 빌딩

 

난 그늘 한 점 없는 광장 한가운데서 사진 한 컷 찍어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중2병이 도져 사진을 찍기 싫다는 예원이를 "여행 와서 남는 건 사진 밖에 없다!"는 말로 어르고 달랜 후, 마음에 드는 사진이 나올 때까지 5분여를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

 

 

 

# 국부기념관 광장에서 타이베이101을 뒤로 하고

 

결국 뙤약볕에 5분 넘게 세워 놓고 사진을 찍은 것 때문에, 우리 예원이는 다음 여행지인 '쑹산문창원구'에서 중2병이 폭발하고 말았다.

 

이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얘기하기로 하고, 우린 근위병 교대식 시간이 다 되 서둘러 '국부기념관' 안으로 들어갔다.

 

건물 입구에는 ''대도지행, 천하위공(大道之行,天下爲公 : 큰 도가 행해지니, 천하는 공공의 것이다.)"이란 글귀가 적힌 현판이 걸려 있었다.

 

# 국부기념관 입구 현판 (사진 출처 : 지속가능한 블로그)

 

왜 이런 현판이 여기 걸려있는 걸까?

 

궁금해서 검색을 해보니 이유는 간단했다. '대도지행, 천하위공'은 '쑨원'이 '신해혁명'을 일으킬 당시 삼은 혁명의 신조로, '대도지행'은 '신해혁명의 봉기'를, '천하위공'은 '신해혁명의 성공으로 국민이 주인인 민주공화정의 탄생'을 의미하기 때문이었다.

 

'민족(만주족 정권인 청을 몰아내고 한족의 국가를 회복시키고)', '민권(나라의 주인은 국민이기 때문에 모든 국민은 평등한 권리를 가져야 하며)', '민생(국가는 모든 백성이 풍요롭게 살 수 있도록 만들어 줘야 한다)'을 내세운 '쑨원'의 의지는 '중화민국' 성립의 근간으로 작용하며, 현 타이완을 지탱하고 있다.

 

'민족주의' 사상에서 약간의 모순(한족이 중화민국을 세워 중국을 통일한 후, 티베트와 위구르 민족이 독립을 선언하자 중국은 이를 강하게 반대했다.)이 드러나긴 했지만, 어쨌든 '쑨원'의 백성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국부기념관'에서 자유롭게 삶을 즐기는 타이완인들의 모습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어 보기 좋았다.

 

기념관 건물 안으로 들어서니, 기념관 로비는 근위대 교대식 준비로 분주했다.

 

 

 

# 국부기념관 중앙 로비

 

# 국부기념관 근위대 교대식을 준비하는 모습

 

타이베이에 가면 근위대 교대식을 볼 수 있는 곳이 총 3곳이 있다. '중정기념당(中正紀念堂)', '국부기념관' 그리고 '충렬사(國民革命忠烈祠)'다.

 

난 이미 지난번 여행에서 '중정기념당'의 근위대 교대식을 봤지만, 울 예원이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다. 어느 나라를 가든 그 나라 군대만의 절도 있는 의장대 사열이 있는데, 기회가 된다면 이 의장대 의식을 보는 것도 꽤 의미가 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우리나라 의장대에서는 볼 수 없는 타이완 근위대의 독특하지만 절도 있는 모습을 보며, 새삼 문화의 다양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시간을 가졌다.

 

 

 

 

 

 

 

 

 

 

 

 

# 국부기념관 근위대 교대식

 

타이베이 여행의 마지막 날, 아직 들러야 할 곳이 남아서 아쉽지만 전시관 관람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10분 정도의 근위대 교대식이 끝나자마자 우리는 '쑨원'과 작별을 고하고 걸음을 '쑹산문창원구'로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