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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iwan/'16 타이베이 여행

[타이완/타이베이] 쑹산문창원구

# 타이베이 쑹산문창원구 입구

 

담배 공장이 문화의 공간으로

 

국부기념관을 나오자 정면에 '2017 타이베이 하계 유니버시아드' 주경기장인 '타이베이 돔' 공사가 한창이었다. 타이완에서 처음으로 치른다는 종합스포츠 대회인 2017 하계 유니버시아드 준비를 위해, 타이베이는 곳곳에서 도시를 재정비하는 중이었다.

 

# 공사중인 2017 타이베이 하계 유니버시아드 주경기장 타이베이 돔

 

국부기념관역 옆 횡단보도를 건너 타이베이 돔 공사장을 끼고 15분 정도 걸어 우리가 도착한 곳은, '화산1914 창의문화원구'와 함께 쌍벽을 이루는 새로운 문화 공간 '쑹산문창원구(松山文創園區)'였다.

 

 

타이베이에는 방치된 폐건물을 활용해 새로운 문화의 공간으로 거듭난 곳이 몇 군데 있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곳 두 군데가 바로 양조 공장을 활용해 만든 '화산1914 창의문화원구'와 담배 공장을 활용해 만든 '쑹산문창원구'이다.

 

 

# 쑹산문창원구 입구

 

타이완 담배 산업의 급격한 하락으로 공장을 폐쇄한 후, 타이베이시는 공장부지를 도시의 99번째 문화유산지구로 재정했고, 이곳에서 다양한 창의적인 전시공연을 개최하고 정기적으로 플리마켓을 열고 있는데, 이곳이 바로 '쑹산문창원구'다.

 

현재 '쑹산문창원구' 안에는 '타이완 디자인센터'와 '미국 창의혁신 센터'가 입주해 있어 타이베이의 문화 허브로써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뙤약볕 아래 온 기운을 다 쓰고 걸어온 '쑹산문창원구'. 많은 사람들로 붐비겠지 생각하며 입구에 들어섰지만, 더운 기온으로 산책하는 사람이 아직은 많지 않았다.

 

 

 

 

 

# 쑹산문창원구 입구에서

 

다행히도 입구는 울창한 나무 그늘이 드리워져 있어 더위를 식히기에 딱이었다. 더운데 땀을 흘리며 걸어오느라 따가운 종아리를 식히고 가쁜 숨을 고르기 위해 잠시 그늘 아래 있는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어느 정도 기운이 생겨 우리는 다시 '쑹산문창원구'를 둘러보기 위해 길을 나섰다.

 

입구를 통과해 조금 걸어가자 수많은 플리마켓 노점들이 펼쳐져 있었다.

 

예원이한테 뭐 필요한 거 있으면 사준다고 골라보라고 했더니, 필통이 없다고 필통을 사겠단다. 그래서 우리는 마켓 노점을 한 군데씩 찬찬히 둘러보기로 했다.

 

국부기념관에서 여기까지 걸어올 때는 힘들다고 노래를 부르던 울 조카... 확실히 여자애라 그런가 쇼핑할 땐 기운이 넘친다.

 

# 쑹산문창원구 플리마켓 거리에서

 

 

# 쑹산문창원구 플리마켓

 

# 쑹산문창원구 플리마켓 노점에서 필통을 고르는 울 조카

 

한참을 고르다 예쁜 헝겊으로 만든 필통 한 개를 구입한 후 전시관 관람을 위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전시관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커서 그런가 '화산1914 창의문창원구' 전시관보다는 볼거리가 별로여서 조금 아쉬웠다.

 

타이완에서는 정말 시원한 에어컨의 유혹을 뿌리칠 수가 없다. 시원한 실내 전시관을 다 둘러 본 후 다시 야외로 나가야 하는데... 발길이 차마 떨어지지 않았다.

 

 

# 쑹산문창원구 실내 전시장에서

 

나갈까 말까 한참을 망설이다. 결국 실외로 나왔다.

 

조그만 인공 연못이 있는 아담하고 예쁜 정원이 우리를 맞이했다.

 

 

 

 

# 쑹산문창원구 정원

 

3일을 쉬지 않고 돌아다녀서 그런가 발바닥에서 불이 났다. 결국 우리는 연못가에 잠시 앉아 또 쉬기로 했다.

 

난 정원이 하도 예뻐 예원이에게 사진 좀 찍자고 했다. 그랬더니 울 예원이 드디어 폭발하고 말았다.

 

"삼촌! 더워 죽겠는데, 왜 자꾸 사진만 찍자고 그래?"

 

"야! 원래 해외 나오면 남는 건 사진 밖에 없는 거야! 그리고 또 언제 타이완에 올지도 모르는데...."

 

"나 정말 사진 찍기 싫단 말이야!"

 

"알았어. 여기서 한 번만 찍고 안 찍을게."

 

"삼촌, 그거 알아요? 사진 찍을 때마다 여기서 한 번만 찍고 안 찍는다고 했어요!"

 

"이번엔 진짜야! 한 번만 찍자!"

 

"삼촌, 정말 왜 그래!"

 

"야! 이 계집애 야! 사진 한 번 찍는 게 그렇게 어렵냐? 삼촌은 너한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은 건데.... 됐어! 안 찍어! 내가 다시는 널 데리고 여행을 오나 봐라!"

 

쉴 틈 없던 여행과 더위에 지친 우리는 결국 둘 다 폭발하고 말았다.

 

분위기는 이미 싸늘해졌고, 그냥 각자 쉬면서 예원이는 풍경 사진을 찍고, 나는 나대로 셀카를 찍으며 오를 대로 오른 화를 식혔다.

 

"삼촌, 미안해요!"

 

"됐거든요!"

 

"알았어요! 여기서 몇 장 찍으면 되는 거지!"

 

"그냥 사진 좀 찍어 주면 어디가 덧나냐? 꼭 이렇게 넌 삼촌 속을 홀랑 뒤집어 놔야 좋냐?"

 

한참을 서먹서먹하게 있다가 화해 아닌 화해 같은 화해를 얼렁뚱땅하고, 팅팅 부어오른 얼굴로 사진 몇 장을 찍은 후 청핀서점(誠品書店) 빌딩 앞 플리마켓으로 발을 옮겼다.

 

 

 

# 쑹산문창원구 정원에서

 

정원을 벗어나 청핀서점 앞에 도착하자, 고풍스러운 담배 공장 건물과는 대조되는 모던한 빌딩이 눈에 들어왔다. 청핀서점이 위치해 있는 빌딩이었다.

 

 

# 쑹산문창원구 청핀서점 빌딩 앞에서

 

'쑹산문창원구' 초입에는 플리마켓과 전시관이 있었다면, 정원을 나오면 다양한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부스들이 가득 들어차 있었다.

 

# 쑹산문창원구 체험 부스 골목

 

이곳에 설치된 부스들은 맞은편 건물 안에 위치한 전시관에 전시된 물건들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 부스였다. 우리는 어떤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지 궁금해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전시관에는 다양한 문구와 액세서리, 의류, 가방, 미술 용품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또 전시된 물건들을 살 수 있는 상점들과 카페가 있었다.

 

 

 

# 쑹산문창원구 전시관에서

 

전시관을 돌아 본 후 목도 마르고 해서 카페에 들러 예원이와 아이스 커피 한 잔 나눠 마신 후 다시 밖으로 나왔다.

 

청핀서점 앞에도 플리마켓이 열리고 있었는데, 입구 쪽에 있는 플리마켓보다 그 규모가 훨씬 크고 물건들도 다양했다.

 

'쑹산문창원구'에 들어올 때만 해도 더워서 사람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알고 보니 이쪽 플리마켓에 사람들이 다 몰려 있었다.

 

우린 수많은 인파 속으로 섞여 들어가 다양한 마켓 노점 여기저기 아이쇼핑을 즐긴 후 우여곡절 많았던 '쑹산문창원구' 구경을 마치고 왔던 길을 되돌아 국부기념관역으로 돌아왔다.

 

 

 

 

 

 

 

 

# 쑹산문창원구 플리마켓 존에서

 

# 쑹산문창원구 청핀서점 빌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