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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06 둥베이 여행

[중국/룽징] 윤동주 생가(명동촌)

# 룽징 명동촌의 윤동주 생가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우리는 '룽징' 시내를 벗어나 30여 분 거리에 위치한 민족 시인 '윤동주'의 생가로 향했다.

 

# 룽징에서 윤동주 생가 가는 길

 

 

 

# 윤동주 생가 근처 명동촌 풍경

 

'윤동주 생가'가 위치해 있는 '명동촌(明东村)'은 '룽징'에서도 거리가 좀 떨어져 있는 조용한 시골마을이었다.

 

 

이렇게 조용한 촌마을까지 우리 민족이 일본의 폭압을 피해 들어와 살았다는 현실이 씁쓸해 지려는 순간 '윤동주 생가'가 오가는 이 하나 없이 쓸쓸하게 그 초라한 모습을 드러냈다.

 

 

 

# 우리가 방문했던 2006년 때와는 달리 새 단장을 한 2017년 윤동주 생가 풍경 (출처 : 오마이뉴스)

 

마당 한구석에는 코스모스들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었지만, 민족 시인 '윤동주'의 생가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우리를 빼면 오가는 사람 하나 보이지 않았다.

 

# 윤동주 생가 마당 한구석에 흐드러지게 핀 코스모스

 

# 윤동주 생가 마당에서 바라본 명동촌 풍경

 

'윤동주(尹東柱, 1917.12.30 ~ 1945.02.16)'는 한국의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이자 작가다. 중국 지린성(吉林省) 옌볜(延边) 룽징(龙井)에서 출생해, 명동학교에서 수학했고, 숭실중학교와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했다. 숭실중학교 때 처음 시를 발표했으며, 1939년 연희전문 2학년 재학 중 <소년(少年)>에 시를 발표하며 정식으로 문단에 등단했다.

 

일본 도시샤대학(同志社大学) 재학 중, 1943년 항일운동을 했다는 혐의로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후쿠오카 형무소(福岡刑務所)에 투옥되었다. 하지만 조국의 광복을 불과 6개월 앞두고 100여 편의 시를 남긴 채 27세의 나이에 옥중에서 요절했는데, 사인이 일본의 소금물 생체실험이라는 견해가 있고, 그의 사후 일본군에 의한 마루타, 생체 실험 설이 제기되었으나 불확실하다고 한다. 사후에 그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출간되었다.

 

# 윤동주(좌)와 그의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우) (출처 : 상상발전소)

 

'윤동주 생가'는 바로 안타깝게 요절한 '윤동주' 시인이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낸 곳이었다. 우린 '윤동주 생가'의 마당을 잠시 둘러본 후, 십자가가 걸려있는 하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 윤동주 생가 명동 역사 전시관

 

우리가 들어간 하얀 건물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우시던 독립운동가들과, '윤동주'의 가족들, 그리고 '윤동주'의 친필 원고와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명동학교'에 대한 자료를 전시해 놓은 '명동 역사 전시관'이었다.

 

전시관 안에 조선족 출신 '윤동주 생가' 해설사가 계셔, 우리는 그분께 설명을 부탁했다.

 

# 명동 역사 전시관에서 전시물에 대한 설명을 하고 계신 해설사 모습 (지금도 그곳에서 해설을 하고 계실지 자못 궁금하다.)

 

아무래도 독특한 조선족 사투리를 구사하시는 분이시다 보니, 알아듣기가 그렇게 수월하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설명을 안 듣는 것보단 나을 것 같아, 우리는 귀를 쫑긋 세우고 열심히 경청했다.

 

'윤동주 생가'는 1932년 다른 사람에게 팔렸고 1981년 허물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가 현재 보고 있는 집은 '룽징시 인민정부'에서 복원한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우리가 '윤동주 생가'를 방문했던 2006년 당시에는 그런 안내문을 보지 못했는데, 지금은 '윤동주 생가' 안내문에 '중국 조선족 시인 윤동주의 생가'라고 적혀 있다(위의 # 우리가 방문했던 2006년 때와는 달리 새 단장을 한 2017년 윤동주 생가 풍경 中 첫 번째 사진 참조).

 

이는 중국이 우리의 훌륭한 민족 시인마저 자신의 시인으로 둔갑시키려는 몹쓸 짓을 '동북공정'이란 명목 아래 자행하고 있는 대표적 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 명동학교 설립자이자 윤동주 시인의 외삼촌인 규암 김약연 선생 연보

 

# 명동촌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기 위해 사격 연습을 했다고 하는 안중근 의사

 

# 규암 김약연 선생과 윤동주 시인의 가족사진

 

# 명동을 개척한 김약연, 김하규, 김정규 선생

 

# 민족 시인 윤동주 연보

 

# 김약연 목사가 세운 명동교회 예배당

 

# 명동 역사 전시관에 전시 중인 윤동주 친필 원고

 

약 15분 정도 해설사의 설명을 들은 후 우린 '명동 역사 전시관'을 나왔다. 그리고 잠시 '윤동주 생가' 건물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윤동주'의 어린 시절 흔적을 찾아본 후 잠시 쉬기 위해 생가 툇마루에 앉았다.

 

 

# 윤동주 생가 풍경

 

# 윤동주 생가를 둘러보다가

 

# 윤동주 생가 전경

 

때마침 국어쌤이 옆으로 와 앉았다. 국어쌤은 '윤동주' 시인에 대한 이야기와 '서시', '별 헤는 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리고 결심했다는 듯 '명동 역사 기념관'으로 다시 가더니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한 권을 구입해 왔다.

 

# 윤동주 생가 툇마루에 앉아 국어쌤과

 

다른 선생님들도 손에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한 권씩을 들고 계셨다. 날 보고 구입 안 하느냐 물으셔서, 난 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대답한 후 남은 건물들을 둘러보기 위해 일어섰다.

 

# 명동소학교

 

# 김약연 목사 기념비

 

'김약연' 선생의 기념비를 마지막으로 '윤동주 생가' 관람을 마쳤다.

 

난 '명동촌'을 떠나기 전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빌려 들고 기념사진을 남겼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당시 시를 좋아하지 않았어도 한 권 구입했어야 했는데, 그때 구입하지 않은 것이 무척 후회가 된다.

 

# 국어쌤한테 시집을 빌려 들고 윤동주 생가를 배경으로

 

몇 년 전 영화 <동주>가 개봉했었다. 내가 워낙 영화도 즐기는 편이 아니라 개봉한지 몇 년이 지났어도 아직 보질 못했다.

 

이 포스팅을 마치면 <동주>를 한 번 봐야겠다. '윤동주'란 사람이 우리나라의 민족 시인이란 것만 알고 있었을 뿐 그 외에는 문외한이었던 당시, 여행 전 공부 좀 하고 갈 걸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혹시라도 '윤동주 생가'를 방문할 계획이 있으신 분들이 계신다면, 떠나기 전 꼭 인간 '윤동주'에 대해 공부를 하고 가시길 적극 권한다. 나처럼 다녀와서 후회하지 않도록...

 

 

# 윤동주 생가를 나오며 선생님들과

 

♣ 참고 사이트

 

1. 윤동주 : 위키백과

2. 윤동주 생가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