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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17 산인 여행

[일본/산인] '17 San'in Epilogue

# 요나고기타로공항에 계류 중인 ANA 여객기

 

여행을 마무리하며

 

'미즈키 시게루 로드' 산책이 예정보다 늦어져 호텔에 돌아오자마자 엄마한테 한 소리 들었다. 그래도 그 잔소리가 왜 이렇게 노래처럼 들리는지! 아무래도 이번 여행 힐링을 제대로 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행히 짐을 미리 싸 놓아서, 짐을 챙겨 나오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체크아웃을 한 후 호텔 직원들한테 인사를 하고 '사카이미나토역'으로 왔다. '돗토리 마쓰에 패스' 유효기간이 다 되 역 자판기에서 '요나고기타로공항행' 기차표를 끊고, 시간이 남아 대합실에서 사진을 찍었다.

 

# JR사카이미나토역 대합실

 

# 요나고기타로공항행 기차표

 

역 승강장을 보니 우리를 공항으로 싣고 갈 기차가 벌써 도착해 대기하고 있었다. 와우~! 운이 좋았다. 우리의 마지막을 배웅이라도 하는 듯, '요괴 열차'가 승강장에 대기하고 있었다.

 

'요괴 열차'은 전날 밤에 봤을 때랑은 그 분위기가 또 달랐다. 부지런히 승강장으로 나가 마지막 '요괴 열차'와 '사카이미나토'에서의 추억을 사진에 담고 우리는 기차에 올랐다.

 

# JR 사카이미나토역 표지판 앞에서

 

# 사카이미나토역에서 바라본 온야도 노노 호텔과 사카이미나토 시티투어버스

 

# JR사카이미나토역에 정차중인 요괴 열차

 

# 요괴 열차를 배경으로

 

우리를 공항으로 데려다줄 '요괴 열차'는 어제와는 달리 한 량짜리 기차였다. 기차 안으로 들어오니 기관사 한 명과 승무원 한 명이 승객들을 맞고 있었다.

 

자리를 잡고 앉자 열차는 시간이 됐는지, 문이 닫히자마자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곤 10여 분 남짓을 달려 '요나고기타로공항'에 우리들을 내려놓았다.

 

# 요나고역행 요괴 열차

 

 

# 요나고역행 요괴 열차에서

 

'요나고기타로공항역'은 공항역이란 이름에 걸맞지 않게, 처음 도착했을 때와 별반 다를 것 없이 한산하다 못해 쓸쓸하기까지 했다. 아마도 지금까지 내가 가 본 공항역 중 가장 작고 쓸쓸한 역이 될 것 같다.

 

역을 나와 마치 작은 오솔길 같은 길을 걸어 우리는 '요나고기타로공항'으로 왔다.

 

# 기차역에서 공항으로 가는 길

 

# 요나고기타로공항으로 가는 길에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우리를 반긴 것은 갈색 벽돌의 공항 건물과 '에어서울' 간판!

 

# 요나고기타로공항의 에어서울 간판

 

# 요나고기타로공항

 

시간이 많이 남아있어, 엄마와 이모께 짐을 맡기고 난 '요나고기타로공항'의 모습을 사진에 담기 위해 잠시 공항을 나왔다.

 

# 요나고기타로공항 건물을 배경으로

 

# 요나고기타로공항 주차장

 

# 요나고기타로공항의 에어서울 간판을 배경으로

 

아담한 시골 공항의 풍경을 담고 돌아오니 비행기 티켓 발권이 시작되었다. 국제선 이용이 많지 않은 공항이다 보니, 비행기 출발 1시간 30분 전이 돼서야 발권을 시작했다. 사람이 많지 않아 여유 있게 티켓팅을 하고 짐을 붙였다. 이것이 규모가 작은 시골공항의 장점이 아닌가 싶다.

 

 

# 요나고기타로공항 에어서울 티켓팅 풍경

 

# 티켓팅을 마치고 나와서

 

# 인천국제공항행 에어서울 티켓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오자 공항 기념품 상점과 식당이 있었다. 하지만 출발시간이 아직 1시간 넘게 남아서 그런가 기념품 상점은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여행 전 블로그에 적혀있던 말이 사실이었구나를 깨달으며, 아침부터 걸어 다녀 퉁퉁 부은 다리도 쉴 겸 벤치에 앉아 공항 여기저기를 훑어보았다.

 

확실히 일본은 시골의 작은 공항이라도 지방색을 잘 살려 인테리어를 하는 것 같다. 공항 2층에는 요괴 그림이 그려져 있는 스테인드글라스 창문부터 항구도시라는 특성을 살린 해양 동물 모빌까지 어디에다 눈길을 돌려야 할지 고민되게 할 만큼 예쁜 장식들이 이곳저곳에 있었다.

 

# 요나고기타로공항 2층의 스테인드글라스 창문

 

# 공항 2층의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을 뒤로하고

 

# 요나고기타로공항 2층 천장에 매달려 있는 대형 고래 모빌

 

비행기 출발 1시간 정도 남자, 드디어 기념품 상점들이 하나둘 문을 열기 시작했다. 블로그에 따르면 출국장 안에 있는 면세점은 너무 작기 때문에 필요한 것이 있으면, 출국장으로 들어가기 전 공항 기념품 매장에서 미리 사두는 것이 좋다고 해서, 이모와 난 가족들에게 줄 선물 몇 개와 공항에서 먹을 곤약 젤리를 1봉지 구입했다.

 

# 요나고기타로공항 2층 기념품 매장

 

# 요나고기타로공항 2층 상점가에서

 

선물을 구입하고 자리 앉아 곤약 젤리를 먹고 있는데, 공항 직원들이 출국 심사 준비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부지런히 남은 곤약 젤리를 해치우고 출국심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섰다.

 

# 출국 심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 요나고기타로공항 출국 항공편 스케줄 전광판

 

요나고기타로공항은 공항이 작다 보니 출국 심사가 무지 까다롭다. 그도 그럴 것이 이용객이 많지 않아 출국 심사를 까다롭게 해도 시간이 많이 남기 때문이다.

 

우리도 빡센 출국 심사를 마치고 드디어 출국장으로 들어왔다. 크기야 어찌 되었든 간에 일단 젤 먼저 면세점에 들러 말차 한 봉지를 구입한 후 빈 벤치를 찾아 앉아 비행기를 기다렸다. 난 면세점에서 거스름돈으로 받은 동전을 처리하기 위해 자판기에서 즐겨 먹는 캔 커피 한 개를 뽑아 마셨다.

 

 

# 요나고기타로공항 출국장 풍경

 

# 정말 맛있는 아사히 원다 캔커피

 

 

# 출국장 벤치에 앉아 비행기를 기다리며

 

드디어 비행기가 3번 게이트로 들어왔다. 그런데, 프로펠러에 뭐가 끼었다며 정비로 인해 연착이 되었다는 방송이 나왔다.

 

# 요나고기타로공항에서 정비중인 인천국제공항행 에어서울

 

솔직히 그냥 이대로 비행기가 하루 연착되길 속으로 빌었다. 하지만 30여 분 만에 비행기 탑승 안내 방송이 나와 아쉬운 마음을 접고 '인천국제공항'행 '에어서울'에 탑승했다.

 

# 인천국제공항행 에어서울에서 엄마, 이모와 함께

 

 

# 인천국제공항행 에어서울

 

 

# 요나고기타로공항

 

드디어 비행기가 활주로를 달려 사카이미나토 상공으로 날아올랐다.

 

일본 '산인 여행'은 내가 육체적, 정신적으로 제일 힘들 때 떠나온 여행이자, 모처럼 엄마와 이모를 모시고 오게 된 여행이다.

 

처음 여행을 계획할 땐 과연 이번 여행이 힐링 여행이 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게다가 무릎이 좋지 않으신 엄마를 고생시키는 건 아닌가 걱정도 됐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다 나의 쓸데없는 기우에 지나지 않았음을 여행을 마치고 알게 되었다.

 

내가 식당과 교통 편을 알아보느라 정신없이 뛰어다녔을 때, 이모가 옆에서 엄마를 케어해 주셔서 큰 부담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모는 '돗토리 사큐'가 너무 좋았다 시며 조카를 잘 둔 덕에 이런 데까지 와봤다며, 너무 행복해하셨다.

 

엄마는 재미가 없어 이제 더는 패키지여행을 못 갈 것 같다고 하셨다. 기차 타고 버스 타고 여유 있게 일본의 경치를 감상하고, 저녁에는 호텔로 돌아와 피로를 풀기 위해 따끈한 온천물에 몸을 담근 것이 너무 좋으셨다고 하셨다.

 

그리고 난, 숨 막히는 일상에서 탈출해 여유를 느끼며 마음속에서 나를 짓누르고 있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한국에 돌아가면 이번 '산인 여행'은 아마도 최고의 추억으로 영원히 내 마음속에 각인되어 있을 것이다. 누군가 내게 괜찮은 여행지를 추천해 달라고 한다면, 난 주저 없이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아름다운 자연과 여유 있는 삶을 꿈꿀 수 있는 일본 산인 여행을 추천합니다!"

 

# 요나고기타로공항 활주로를 달리는 에어서울

 

 

 

# 인천국제공항행 에어서울에서 바라본 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