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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17 산인 여행

[일본/사카이미나토] 미즈키 시게루 로드 ③ : 미즈키 시게루 키넨칸(미즈키 시게루 기념관) 외

# 미즈키 시게루 키넨칸

 

요괴 마을 산책기

 

산책하기로 했던 시간의 절반이 넘게 흘렀다. 난 부지런히 발을 움직여 '미즈키 시게루 로드'의 반환점이라 할 수 있는 '미즈키 시게루 키넨칸(水木しげる記念館)'에 도착했다.

 

 

'미즈키 시게루 키넨칸(미즈키 시게루 기념관)'은 2층에 넓은 앞마당을 갖추고 있는 건물로, '미즈키 시게루 로드'의 메인 관광지이다.

 

만화가 이자 요괴 연구가·모험 여행가인 '미즈키 시게루'의 작품 및 컬렉션을 다수 전시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미즈키 시게루'가 이곳을 방문할 때마다 직접 그린 일러스트와 사인 등이 이 기념관의 매인 볼거리라고 한다.

 

개관시간까지 아직 1시간가량 남아 있어, 기념관 안을 둘러보지 못한 것을 아쉬움으로 남긴 채 거리로 나왔다. 

 

# 미즈키 시게루 키넨칸 앞 마당에 서 있는 멋있는 나무 한 그루

 

# 미즈키 시게루 키넨칸의 기타로 비석

 

# 미즈키 시게루 키넨칸 마당의 기타로토오토상(鬼太郞とお父さん)

 

# 미즈키 시게루 키넨칸에서

 

'미즈키 시게루 키넨칸' 옆에 위치한 옷 가게 '소카와요힌텐(そうかわ洋品店)'에 잠시 들러 사진을 찍은 후 길을 건너 왔던 길을 되돌아 호텔 방향으로 발을 옮겼다.

 

 

# 미즈키 시게루 로드 끝자락에 위치한 소카와요힌텐

 

# 소카와요힌텐 앞에서

 

돌아오는 길 '미즈키 시게루 로드'를 상징하는 '타이잔도야쿄쿠(對山堂薬局)' 앞 시계탑이 보여 잠시 가던 길을 멈췄다.

 

 

'타이잔도야쿄쿠'는 다행히 문을 열었지만, 난 전전날 '요나고역' 근처 '이온몰'에서 이미 소화제와 동전 파스를 미리 사뒀기에 들리진 않고 그냥 시계탑 앞에서 사진만 찍은 후 가던 길을 계속 갔다.

 

# 미즈키 시게루 로드의 약국 타이잔도야쿄쿠

 

# 타이잔도야쿄쿠 앞 미즈키 시게루 로드 시계탑

 

# 타이잔도야쿄쿠 앞 미즈키 시게루 로드 시계탑에서

 

마침 '타이잔도야쿄쿠' 옆 커피숍 '하세가와(ハセガワ)' 앞에 '게타로' 벤치가 놓여있어 잠시 앉아 다리를 쉬게 해 준 후 다시 걷기 시작했다.

 

# 커피숍 하세가와 앞 기타로 벤치에 앉아서

 

# 커피숍 하세가와 ATM기 옆 미즈키 시게루 로드 맵

 

# 마츠모토라지오텐(松本ラジオ店) 건너편 카주(家獣) 동상 옆에서

 

사거리가 나타나 길을 건너자 제과점 '혼포메다마오야지만주(本舗目玉おやじまんじゅう)'가 나타났다.

 

 

제과점 진열장 안의 일본 전통 의상을 입고 있는 '메다마오야지(目玉おやじ)'가 너무 귀여워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길을 재촉했다.

 

# 혼포메다마오야지만주에 전시된 메다마오야지

 

'미즈키 시게루 로드'에는 왜 이렇게 예쁜 점포들이 많은지, 이번엔 요괴들의 쉼터인 '수나카케야(砂かけ屋)'가 맘 급한 내 발길을 붙잡았다.

 

 

노란색 갈대로 엮은 지붕 사이에 숨어 있는 요괴들과 입구에 서있는 '기타로'와 친구들이, 내가 다리가 아픈 걸 어떻게 알았는지 자꾸만 쉬고 가라 날 유혹하는 것 같았다.

 

난 기차 시간이 있어 고맙다는 마음만 전한 후 다시 호텔 방향으로 발을 돌렸다.

 

# 미즈키 시게루 로드 요괴들의 쉼터 수나카케야

 

# 수나카케야에 앞에서

 

# 수나카케야 앞에서 네즈미오토코(ねずみ男)와 악수하며

 

산책하기로 예정했던 시간이 어느새 얼마 남지 않았다. 볼거리가 너무 많아 여기저기 사진을 찍다 보니 예상외로 시간이 많이 걸린 것 같다.

 

이러다간 안 되겠다 싶어 웬만한 곳은 그냥 지나치기로 하고 요괴 동상들 사진을 위주로 찍으며 부지런히 걸었다.

 

# 미즈키 시게루 로드 수나카케야 근처에서

 

# 미즈키 시게루 로드의 요카도(妖菓堂) 앞 요괴 조형물

 

속도가 붙어 정신없이 한참을 걸어가자 '미즈키 시게루 로드'의 서점인 '미즈키 시게루 분코(水木しげる文庫)'가 나왔다.

 

 

서점은 바로 옆 테이크 아웃 카페와 붙어 있었는데, 두 군데 모두 아기자기하고 일본의 전통 가옥을 연상시킬 정도로 예스러워 보였다.

 

# 미즈키 시게루 로드의 요카이 살

 

# 미즈키 시게루 로드의 서점 미즈키 시게루 분코

 

'미즈키 시게루 분코'를 떠나 난 '다이쇼가와(大正川)'를 건너 '요카이소코(妖怪倉庫)'로 향했다.

 

# 치요무스비에 전시된 요괴 모양 빵

 

# 미즈키 시게루 로드에서 네코무스메(ねこ娘)와 함께

 

'캇파노이즈미(河童の泉)' 앞 사거리에서 우회전해 바다 쪽으로 갔다.

 

# 미즈키 시게루 로드에서 타케키리타누키와 함께

 

'타케키리타누키(竹切狸)' 동상에 도착해 다시 우회전하니 '요카이소코'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요카이소코'에 도착하니 예상했던 산책 시간이 지나버리고 말았다. 잠시 여유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계산해 보니 30분 정도 되는 것 같았다.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아쉬움이 더해 쉽게 호텔로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난 그냥 남은 여유시간 30분을 마지막 '미즈키 시게루 로드' 산책에 보태 호텔 근처 '세계 요괴 회의장'으로 갔다.

 

# 요카이소코(요괴 창고)의 요괴 동상 위치도

 

# 미즈키 시게루 로드의 요카이소코

 

# 요카이소코에서

 

# 요카이코소에서 바라본 사카이미나토 페리 터미널

 

'요카이소코'를 나와 '사카이미나토 페리 터미널'을 보며 걷다 보니 어느새 '기타로노토(鬼太郎の塔)'에 와있었다.

 

 

'미즈키 시게루 로드' 초입에 위치한 '기타로노토'는 거대한 바위 두 덩이가 하나는 서있고, 다른 하나는 누워있었다. 그리고 '기타로'는 누워있는 바위 위에 서있었다.

 

시간의 여유만 있었다면 자세히 구경할 텐데, 너무 늑장을 부린 덕에 수박 겉핥기 식으로 구경만 한 후 자리를 떴다.

 

# 미즈키 시게루 로드 초입의 기타로노토

 

# 기타로노토에서 기타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기타로노토'에서 나와 호텔 앞을 지나 향한 곳은 '사카이미나토역'이었다.

 

# 사카이미나토 온야도 노노 호텔 앞에서

 

# 호텔 위를 날아가는 비행기

 

# 호텔 앞에서 토푸야(東府屋) 식당을 배경으로

 

# 호텔 쪽문에서 바라본 사카이미나토 페리 터미널 풍경

 

# 사카이미나토 온야도 노노 호텔 족욕탕에서

 

호텔을 지나 '사카이미나토역' 주변에서 사진을 찍은 후 난 '미즈키 시게루 로드' 산책의 마지막 코스인 '세계 요괴 회의장'으로 향했다.

 

# 사카이미나토역 앞 요카이토네무포루(妖怪トーテムポール)

 

# 요카이토네무포루(요괴 토템 폴) 앞에서

 

# 사카이미나토역 앞 돗토리현 관광 안내도 앞에서

 

# 돗토리현 관광 안내도. 전날 밤 나 때문에 잠이 깨서 그런가 아직까지 날 노려보고 있는 요괴들

 

# 사카이미나토역 앞 미즈키 시게루 부부 동상에서

 

# 사카이미나토역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는 택시

 

# 사카이미나토역 우체통 위의 기타로와

 

# 사카이미나토역 앞 미즈키 시게루 선생의 집필 모습 동상 앞에서

 

# 사카이미나토역 앞 캇파노산페이, 타누키, 캇파(河童の三平, タヌキ, カッパ) 동상 앞에서

 

# 사카이미나토 페리 터미널 거대 요괴 벽화

 

드디어 '세계 요괴 회의장(世界妖怪会議)'에 도착했다.

 

 

'세계 요괴 회의장'은 최근에 생긴 곳으로, 일 년에 한 번씩 세계의 요괴들이 모여 회의를 하는 장소라고 한다.

 

촉박한 시간을 원망하며 '세계 요괴 회의장'을 한 바퀴 쭉 둘러본 후 공항으로 출발하기 위해 호텔로 들어가는 것으로 '산인 여행'의 마지막날 아침 '미즈키 시게루 로드' 산책을 마쳤다.

 

 

 

 

 

 

 

# 미즈키 시게루 로드의 세계 요괴 회의장 풍경

 

 

 

 

# 세계 요괴 회의장에서

 

'산인 여행' 마지막 날 아침의 '미즈키 시게루 로드' 산책은 지금까지 각박하기만 했던 내 생활에 작은 여유를 선물했다.

 

이른 시간 아무도 다니지 않는 조용한 시골마을 거리를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그동안 무언가에 주눅 들어 있던 날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며 걷는 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것이 참 여행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뇌리를 스쳤다.

 

그동안 난 참 정신없이 바쁘고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보냈다. 어쩌면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 외지에서 살면서 외로움을 느끼지 않기 위해 더 기를 쓰고 바쁘게 하루를 살았던 것 같다.

 

바쁘고 치열한 일상에서 쉼이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쉼이 주는 중요함을 간과하고 스스로를 닦달하며 일상을 보낸다. 그리고 끝내 바쁜 일상이 주는 압박을 이기지 못해 정신적으로 큰 상처를 입고 나서야 후회를 하게 된다.

 

내가 그랬다. '조금만 참자! 조금만 견디자!'하다가 난 결국 마음에 상처를 입고, 마음의 문을 닫아버렸다. 사람들을 상대하는 것이 무섭고 싫었다. 그래서 모든 것을 버린 후에야 조금이나마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난 내 마지막 남은 마음의 응어리들을 인적이 드문 아침에 맑은 정신으로 조용한 시골마을을 산책하며 풀어버렸다. 그리고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귀국길에 오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