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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17 산인 여행

[일본/돗토리] 모래미술관

# 돗토리 모래미술관

 

시간이 지나면 무너지는 허무함의 매력

 

'돗토리 사큐'에서 그동안 답답했던 마음을 비우고, 우리가 찾아간 곳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모래를 이용한 작품들을 전시해 놓은 '모래미술관(砂の美術館)'이었다.

 

 

'모래미술관'은 '돗토리 사큐'를 나와 우리가 버스를 타고 왔던 방향으로 5분 정도 걸어가면 나온다. 초가을이라고 해도 그늘 한 점 없는 '돗토리 사큐 국립공원'의 따가운 햇살은 걷는 사람의 진을 빼놓는다.

 

온몸이 땀범벅이 되어 도착한 '모래미술관' 기념품 상점에는 귀여운 곰돌이가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 모래미술관 기념품 상점의 곰돌이

 

일단 시원한 에어컨 바람으로 걸어오느라 땀범벅이 된 옷을 말린 후, '돗토리'에서의 마지막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밖으로 나와 건너편에 위치한 미술관 건물로 향했다.

 

'모래미술관' 본관 입구에도 역시 모래로 만든 미술관 표지판이 위치하고 있어, 사진 한 장 찍어 준 후 초가을 따가운 햇살을 피해 서둘러 미술관으로 입장했다.

 

# 모래미술관 입구의 모래 표지판

 

# 모래미술관 입구

 

2012년 4월에 개관한 '모래미술관'은 해마다 테마를 바꿔 모래로 만든 조각 작품을 전시하는 세계 유일의 모래조각 미술관이라고 한다.

 

모래조각가이자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는 '차엔 가쓰히코(茶圓勝彦)'의 총지휘 아래 국내·외 모래조각가 들이 참여해 세계 최고 수준의 모래조각을 전시하고 있는 '모래박물관'은, 시간이 지나면 부서지기 쉬워 만들어진 그 시간, 그 장소에서만 볼 수 있는 모래조각을 관람할 수 있다는 큰 매력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 해가 지고 난 뒤에는 모래조각에 조명을 비춰 환상적인 분위기를 이끌어 낸다고 한다.

 

우리가 '모래박물관'을 방문한 날에는 '모래로 돌아보는 세계여행 : 미국'을 주제로 제10기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 제10기 모래로 돌아보는 세계여행 : 미국 안내 표지판

 

# 모래미술관 입구 모래조각 작품 사진 앞에서

 

# 모래미술관에 전시된 모래조각 작품의 포트폴리오

 

미술관 1층에 마련된 전시관에 들어서자 '찰리 채플린', '메릴린 먼로' 등 유명 할리우드 배우들을 새겨 놓은 거대한 모래조각이 입구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었다.

 

# 할리우드 배우 조각 작품

 

# 할리우드 배우 조각 작품 앞에서 엄마

 

모처럼 엄마가 먼저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하셔서, 최선을 다해 한 장 찍어 드린 후 옆으로 이동했다.

 

다음 작품은 '앤디 워홀'을 조각한 작품 같은데, 온통 일본어 설명이라 사진만 찍고 다음 작품으로 이동했다.

 

# 앤디 워홀 조각 작품

 

'앤디 워홀' 조각 작품을 감상한 후 다음으로 이동한 곳에는 미국 과학 기술의 업적을 뽐내는 조각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 같았다.

 

우선 인류 최초의 달 착륙 장면과 그 주인공인 '닐 암스트롱' 조각이, 그다음엔 누군지 잘은 모르겠지만 아무튼 '파나마 운하'를 성공적으로 건설하는데 기여한 두 미국인이 조각되어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발명의 왕 '토머스 에디슨'이 조각되어 있었다.

 

# 달 착륙과 닐 암스트롱 조각 작품

 

# 파나마 운하 조각 작품

 

# 토머스 에디슨 조각 작품

 

현대 과학 발전에 크게 기여한 미국에 대해 잠깐 동안 살펴본 후 다음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이동했다.

 

다음은 미국의 경제를 움직이는 도시 '뉴욕'을 모래로 만들어 놓은 조각 작품으로, '뉴욕'의 고층 빌딩들과 '자유의 여신상'을 아주 세밀하게 조각해 놓은 작품이었다.

 

아직 '뉴욕'에 가 본적은 없지만, 마치 '뉴욕'을 걷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은 후, 우린 '미국'의 개척사를 작품으로 만들어 놓은 곳으로 이동했다.

 

# 뉴욕 조각 작품

 

'미국'은 역사가 짧은 나라로, 기존의 원주민인 인디언들을 몰아내고 그들이 살던 땅 위에 나라를 세운 개척의 역사를 갖고 있는 나라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인디언들이 희생당했고, 또 수많은 흑인 노예들이 희생을 당한 슬픈 역사를 가지고 있는 나라다.

 

미국의 모래조각가들은 자신들의 위대한 개척사를 작품에 녹여 내고 싶었겠지만, 난 이 작품들을 보면서 위대한 개척의 역사보단 슬픈 원주민과 노예들이 생각나 마음이 그다지 좋지만은 않았다.

 

# 러시모어산의 미국 대통령들과 개척자들 조각 작품

 

# 러시모어산의 미국 대통령들과 개척자들 조각 작품 앞에서 엄마

 

# 미국 개척 시대 서부 총잡이 조각 작품 앞에서

 

# 미국 토종 야생 동물 조각 작품

 

# 미국 원주민 인디언 조각 작품

 

# 아메리카 대륙을 개척하기 위해 배를 탄 개척자들 조각 작품

 

# 금을 찾으러 온 초기 미국 정착민들 조각 작품

 

'미국'의 개척사를 표현한 조각 작품 감상을 마친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것들은, '미국'의 정치를 대표하는 의회의 모습과 영원한 미국의 아버지 '에이브러햄 링컨'의 조각 작품이었다.

 

다른 건 몰라도 '링컨' 만큼은 사진을 남기고 싶어 한 장 찍은 후 다음 작품으로 이동했다.

 

# 미국 의회 풍경 조각 작품

 

# 에이브러햄 링컨 조각 작품

 

# 에이브러햄 링컨 조각 작품 앞에서

 

다음 작품은 미국의 대중문화를 테마로 한 작품들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든 이상한 점 하나!

 

분명 모래조각 작품들이 테마 별로 전시되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왜 갑자기 들어올 때 봤던 할리우드 배우들의 조각과 같은 테마의 작품들이 다시 나온 걸까?

 

알고 봤더니 우린 관람 진행 방향과 반대의 방향으로 돌며 작품들을 감상하고 있던 거였다. 어쩌다 이런 실수를 했는지! 아무래도 일본의 보행 방향이 우리와 반대라, 우린 습관적으로 일본 보행 방향이 아닌, 우리나라 보행 방향으로 걸어서 이렇게 된 것 같았다.

 

이 포스팅을 읽고 계신 분들은 나중에 '모래미술관' 가게 되시면 우리와 같은 실수를 범하지 말길 바랄 뿐이다.

 

각설하고, 다음 작품은 미국의 대표 스포츠인 럭비 조각 작품과 미국 흑인 음악을 대표하는 재즈를 테마로 한 조각 작품이었다.

 

럭비 조각 작품은 별로 멋이 없어 건너뛰고, 재즈를 테마로 한 조각 작품 사진을 찍은 후 우린 1층 관람을 마치고 2층으로 올라갔다.

 

# 재즈를 테마로 한 조각 작품

 

미술관 2층은 1층 전시관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게 끔 구성되어 있었다. 그리고 관람하다 잠시 쉬라고 매점과 커피자판기가 위치해 있었다.

 

난간 쪽으로 이동해 1층 전시관을 잠깐 살펴본 후 2층 전시실 왼쪽에 있는 학생들의 모래조각 작품 사진들을 감상한 뒤 시원한 아이스커피 한 잔 마시며 창밖으로 펼쳐진 '돗토리 사큐'를 바라보는 것으로 '모래미술관' 관람을 마쳤다.

 

# 2층 전시관에서 1층을 내려다 보며

 

# 2층 전시관에서 내려다 본 할리우드 배우 조각 작품

 

# 2층 전시관에서 내려다 본 1층 전시관 풍경

 

# 2층 전시관 왼쪽 복도에 전시된 학생들의 작품 사진들

 

# 2층 전시관 쉼터 창문으로 바라본 돗토리 사큐 풍경

 

# 2층에 위치한 쉼터

 

'모래박물관'에 전시된 모래조각 작품들은 시간이 지나면 무너지기 때문에 자칫 허무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허무함이 오히려 모래조각의 매력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