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야스기] 아다치미술관

# 아다치미술관 하쿠사세이쇼우테이

 

일본 최고의 정원을 가다

 

'아다치미술관(足立美術館)'은 이번 '산인 여행' 중 엄마와 이모를 위해 준비한 곳이다. 특히 엄마가 아름다운 정원과 예쁜 꽃들을 좋아해 신중하게 고른 장소였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이면 비가 오다니...

 

하기야 원래는 '돗토리 사큐'를 가려다 비 소식에 일정을 틀어 버린 것이긴 하지만, 오전 내내 비가 안 와서 내심 일기예보가 틀렸나 보다 생각하고 있었기에 실망감이 더 컸던 것 같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건지 장대비가 무섭게 내렸다. 버스에서 내려 재빠르게 '아다치미술관' 신관으로 들어가 잠시 비를 피했다.

 

끝도 한도 없이 내릴 것 같던 장대비가 점점 잦아들자 우린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아다치미술관'으로 뛰어 들어갔다.

 

'아다치미술관'은 '야스기' 출신의 실업가 '아다치 젠코우(足立全康)'가 설립한 미술관이다. 일본화의 거장인 '요코야마 타이칸(横山大観)'의 작품을 중심으로, '타케우치 세이호(竹内栖鳳)', '카와이 교쿠도(川合玉堂)', '토미오카 텟사이(富岡鉄斎)', '사카키바라 시호(榊原紫峰)' 등의 근대 일본화와 '야스기' 출신의 도예가 '가와이 간지로(河合寛次郎)', 요리사이자 도예가인 '키타오지 로산진(北大路魯山人)'의 도예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아다치미술관' 최고의 묘미는 미국의 일본 정원 전문지인 《The Journal of Japanese Gardening》의 일본 정원 부문에서 11년 연속 1위에 선정된 몽환적인 정원이라 하겠다.

 

특히 미술관 주위의 '카레산수이테이(枯山水庭)'와 '하쿠사세이쇼우테이(白砂青松庭)', '코케니와(苔庭)', '이케니와(池庭)'는 마치 미술관에 전시된 그림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 아다치미술관 한국어 팸플릿 (출처 : 아다치미술관)

 

미술관 안으로 들어와 일단 입장권을 구입한 다음, 버스에서 아저씨가 알려준 대로 셔틀버스 정리권을 챙긴 후 본격적인 관람에 들어갔다.

 

# 아다치미술관 1층 정원 안내도 (출처 : 아다치미술관)

 

미술관 정원은 아쉽지만 일반 관람객들은 직접 땅을 밟으며 관람할 수 없다. 그래서 '아다치미술관' 본관 1층은 미술관 안에서 창문을 통해 아름다운 정원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일단 '코케니와'에 가기 전 '寿立庵(쥬류안)' 찻집으로 가는 샛길이 있어 잠시 들러 구경한 후, 아담한 정원인 '쥬류안노니와(寿立庵の庭)'의 사진을 찍은 후 작은 계곡을 따라 나 있는 길을 걸어 다시 '코케니와'로 향했다.

 

# 아다치미술관 쥬류안 찻집으로 가는 길에 있는 쥬류안노니와(쥬류안의 정원)

 

# 아다치미술관 쥬류안노니와에서

 

# 코케니와로 가는 길 옆의 작은 계곡

 

정원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코케니와' 입구에는 '아다치미술관'의 설립자인 '아다치 젠코우의 동상(足立全康さんの像)'이 자신의 아름다운 정원을 자랑하고 있는 듯 오른팔을 뻗어 정원을 가리키고 서 있었다.

 

# 코케니와 입구에 서 있는 아다치 젠코우의 동상

 

그리고 그가 가리킨 방향으로 첫 번째 정원인 '코케니와'가 우리를 맞이했다.

 

'코케니아'는 정원 한가운데 놓여있는 마치 돌다리 같은 조형물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정원의 훼손을 염려해 관람객들의 출입을 금지해 놓은 바람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은 채, 우리는 '카레산수이테이'를 향해 발을 옮겼다.

 

# 아다치미술관 코케니와(코케 정원)

 

# 아다치미술관 코케니와에서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와 '아다치미술관'의 메인 정원인 '카레산수이테이'를 전망할 수 있는 로비로 왔다.

 

다행히 그사이 비가 그쳤고, 비 온 후의 '카레산수이테이'는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한 시야로 우리에게 그 모습을 드러냈다.

 

초가을 단풍이 들기 시작한 '카레산수이테이'는, 왜 '아다치미술관'이 일본 최고의 정원으로 선정되었는지를 확실히 우리에게 각인시킬 만큼 그 몽환적 아름다움을 뿜어내고 있었다.

 

# 아다치미술관 카레산수이테이를 배경으로 로비에서

 

 

 

# 아다치미술관 로비에서 바라본 카레산수이테이(카레산수이 정원) 풍경

 

# 찻집 쥬라쿠안(寿楽庵) 쪽에서 바라본 카레산수이테이 풍경

 

# 찻집 쥬라쿠안 쪽에서 카레산수이테이를 배경으로

 

'카레산수이테이' 관람을 마치고 우리는 찻집 '타이칸(大観)'을 지나 다시 밖으로 나왔다.

 

# 찻집 타이칸에서 바라본 정원

 

# 타이칸 앞에 세워진 조형물 쿠모(雲)

 

'타이칸' 앞으로 난 회랑을 따라 우리가 찾은 곳은 연못이 아름다운 정원 '이케니와'였다.

 

# 이케니와로 가는 회랑에서

 

# 이케니와로 가는 회랑

 

# 이케니와로 가는 길에 마주친 작은 샘터

 

조금은 어둠컴컴했던 회랑을 걸어 '이케니와'로 나온 순간 햇살이 아름다운 '이케니와'의 호수를 비추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은 마치 소설 《빨강머리 앤》에 나오는 '자작나무 숲'을 떠 올리게 했다.

 

 

# 이케니와에서 바라본 타이칸

 

# 연못이 아름다운 이케니와(이케 정원)

 

# 이케니와에서

 

# 이케니와에서 엄마

 

# 이케니와 연못의 비단 잉어들

 

# 이케니와의 석등

 

천천히 '이케니와'를 한 바퀴 돌아본 후 우린 '세노카케지쿠(生の掛軸)'로 들어갔다. '세노카케지쿠'는 '생의 족자'라는 뜻답게 아름다운 족자들이 여기저기 걸려있었다.

 

이 포스팅의 앞부분에 언급한 바 있지만, '카레산수이테이'나 '하쿠사세이쇼우테이', '코케니와', '이케니와'는 마치 미술관에 전시된 그림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바로 이 느낌을 주는 곳이 '세노카케지쿠'다.

 

'세노카케지쿠'는 여러 칸의 일본식 다다미 방이 있고, 각 방에는 족자와 액자 모양의 창문이 나있다. 그리고 그 창문을 통해 아름다운 정원을 감상할 수 있는데, 그것이 마치 벽에 걸린 그림과 같았다.

 

천천히 '세노카케지쿠'를 관람하면서 난 이런 생각이 문뜩 들었다.

 

'왜 설립자는 이 전시관의 이름을 '생의 족자'라고 지었을까?'

 

설립자의 의도가 어찌 되었든 간에, 난 어둠컴컴한 다다미 방에 앉아 족자 모양의 창문을 통해 아름다운 정원의 사계절을 바라보는 것으로 다사다난했던 자신의 인생을 표현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 아다치미술관 세노카케지쿠

 

# 세노카케지쿠 액자 모양의 창문을 통해 바라본 정원 풍경 (출처 : 4travel.jp)

 

# 세노카케지쿠 병풍 모양의 창문을 통해 바라본 정원 풍경 (출처 : 「好き」の抽斗)

 

쓸데없는 몽상에 빠져 '세노카케지쿠' 관람을 마친 후 밖으로 나오니, '하쿠사세이쇼우테이'가 빨리 자신도 좀 봐달라는 듯 우리를 반겼다.

 

'이케니와' 만큼 아름다운 '하쿠사세이쇼우테이'의 호수와 호수 주변의 둥글둥글한 나무들을 말없이 한참 동안 바라본 후, 우린 '아다치미술관'의 정원 투어를 마무리했다.

 

 

# 아다치미술관 하쿠사세이쇼우테이(하쿠사세이쇼우 정원)

 

# 하쿠사세이쇼우테이에서

 

정원 구경을 마치고 2층 전시실 관람을 한 후, 왔던 길을 되돌아 나와 우린 '아다치미술관' 지하로 연결된 통로를 따라 신관으로 왔다.

 

 

# 지하통로로 들어가기 전 마지막으로 찍은 정원 풍경

 

신관에도 전시실이 있었지만 우리가 가져온 버스 정리권의 시간이 다 돼서 그냥 밖으로 나왔다.

 

비가 오는 바람에 미처 찍지 못했던 미술관 입구 사진을 찍은 후, 기념품 상점가를 통과해 주차장으로 나오니 우리가 타고 갈 셔틀버스가 이미 와서 대기하고 있었다.

 

# 아다치미술관 본관 입구

 

# 아다치미술관 신관 풍경

 

# 아다치미술관 본관 입구에서

 

 

# 아다치미술관 상점가

 

# 상점가에서 바라본 아다치미술관 본관 풍경

 

# 아다치미술관 상점가에서

 

비가 온 끝이라 기온이 많이 떨어져 조금 추웠다. 우리는 추위를 피하기 위해 정리권을 내고 버스에 올랐다. 그리고 버스는 정시가 되자 '야스기역'을 향해 출발했다.

 

여기서 '아다치미술관' 셔틀버스 이용 Tip. 하나!

 

제가 '산인 여행'을 계획할 때, 블로그를 찾아보니 '요나고역'에서도 셔틀버스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갈 때는 '요나고역'으로 가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려고 정리권을 챙기면서 안내데스크에 물어봤더니, '요나고역'까지 운행하는 셔틀버스는 없다고 하더군요.

 

'아다치미술관'에 가게 되시면, '요나고역'까지 운행되는 버스는 없으니 괜한 시간 낭비로 관람시간을 소비하지 마시고 그냥 '야스기역'으로 가는 버스를 타시기 바랍니다.

 

# 주차장에 대기 중인 야스기역행 무료 셔틀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