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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17 간사이 여행

[일본/교토] 킨카쿠지(금각사) ② : 정원 산책로

by 햇빛 찬란한 날들 2018. 8. 17.

# 킨카쿠지 호돈도

 

지헌이의 소원은?

 

'킨카쿠 샤리덴' 관람을 마치고 우리는 중국 유커들을 피해 부지런히 경내 산책로를 따라 이동했다.

 

조금 걷다 보니 눈에 띈 것은 '지장보살의 부조상', 그리고 부조상 주변에 떨어진 많은 동전들이었다.

 

# 킨카쿠지 정원 산책로의 지장보살 부조상과 주변의 동전들

 

분명 관람객들이 소원이 이루어지길 빌며 던진 것들이리라.

 

울 지헌이도 던져보고 싶었는지, 지장보살상 한가운데 파여 있는 구멍을 향해 동전을 던지기 시작했다.

 

"지헌아! 동전 아까우니까 적당히 던져라!"

 

"네!"

 

지헌이는 10엔짜리 동전을 몇 개 던져보고는 구멍에 잘 안 들어가서 그런지 이내 포기해 버렸다. 그래도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난 한참을 지헌이가 동전 던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 동전을 던지고 있는 지헌이

 

우리가 천천히 산책로를 구경하며 걷고 있는 사이 중국 유커들이 우리의 뒤를 바짝 뒤쫓아 왔다.

 

서둘러 걸음을 옮겨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안민타쿠(安民沢)'!

 

'교코지'와 함께 '킨카쿠지' 내에 있는 인공연못이다.

 

'안민타쿠' 연못 한가운데에는 5층 석탑이 하나 있는데 '백사총(白蛇塚)'라고 한다. '백사총'은 '백사의 무덤'이란 뜻처럼 너무 외로워 보였다.

 

# 킨카쿠지의 안민타쿠와 백사총

 

'안민타쿠'를 지나 우리는 이끼가 잔뜩 낀 갈대로 엮어 만든 지붕이 인상적인 건물 앞에 도착했다.

 

안내 책자를 살펴보니 '셋가테이(夕佳亭)'라는 건물이었다.

 

# 킨카쿠지의 셋가테이

 

'셋가테이'는 에도시대 때 지어진 다실로 현재는 교토의 문화재로 지정되어있으며, '셋카테이'라는 건물의 이름처럼 해 질 무렵 바라보는 '킨카쿠'의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라고 한다.

 

그래선지 위의 사진처럼 사람이 너무 많아 '셋가테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힘들어서, 그냥 그 앞에서 '안민타쿠'를 배경으로 인증샷 남겨주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 셋가테이 입구에서 안민타쿠를 배경으로

 

중국 유커들의 이동 속도는 정말 굉장히 빠르다. 우리가 '셋카테이'에서 잠시 지체하는 사이 '킨카쿠지' 산책로는 여기저기 중국 말의 쓰나미가 몰아치고 있었다.

 

# 나무가 무성한 킨카쿠지의 정원 산책로

 

이대로 '킨카쿠지' 관람을 마치고 돌아가야 하는 건지 고민하며 걷다 보니 어느새 우리는 '킨카쿠지' 산책로의 끝자락 '호돈도(不動堂)'에 도착했다.

 

# 킨카쿠지 호돈도

 

"지헌아, 여기 매점이 있다. 뭐 좀 먹을래?"

 

고개를 돌리는 순간, 지헌이가 사라졌다.

 

"지헌아~! 김지헌~!"

 

혹시라도 조카를 잃어버린 건 아닌가 해서 급하게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이름을 불렀다.

 

다행히도 금방 지헌이를 찾을 수 있었다. 정말 십년감수했다.

 

일본에 와서 동전이 생길 때마다 자판기에서 뭐라도 뽑아 먹으라고 줬었다. 그런데 지헌이가 이 동전으로 무인 판매대에서 향을 사와 향로에 불을 붙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 무인 판매대에서 향을 사와 향로에 불을 붙이고 있는 지헌이

 

2015년 처음으로 지헌이를 데리고 타이완에 여행을 갔었다. 여행 첫날 롱산쓰에 갔었는데, 무료로 향을 나눠줘서 지헌이에게 향에 불을 붙이고 기도하는 법을 알려줬었다.

 

울 지헌이가 그때 그 기억이 났었나 보다.

 

 

# 2015년 타이베이 롱산쓰에서 향에 불을 붙이고 소원을 빌고 있는 지헌이

 

"아이고 이쁜 놈~!"

 

"네?"

 

"지헌아, 너 타이완 갔을 때 생각이 나서 향 산거야?"

 

"네!"

 

"그래서 무슨 소원 빌었어?"

 

"삼촌 담배 끊게 해달라고 빌었어!"

 

소원을 듣는 순간 뒤통수에 뭔가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알았어! 삼촌 담배 끊기 위해 노력해 볼게. 그러니까 너도 게임이랑 스마트폰 줄여~!"

 

"헐~!"

 

지헌이와 소원을 주고받은 후 우리는 수많은 관광객들 사이에서 사진 한 장씩 남기고 '킨카쿠지'를 나왔다.

 

 

 

# 킨카쿠지 호돈도에서

 

'킨카쿠지'를 나오자 아래로 길게 뻗은 '황금 울타리(金閣舎垣) 계단'이 나왔다.

 

우리는 이 '황금 울타리 계단'을 내려오는 것으로 교토에서의 첫 번째 일정을 마치고, 가와라마치역으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정류장으로 왔다.

 

# 긴카쿠지 출구

 

 

 

# 킨카쿠지 황금 울타리 계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