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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17 간사이 여행

[일본/교토] 기요미즈데라(청수사) ① : 기요미즈의 무대로 가는 길

# 교토 기요미즈데라의 공사 중인 기요미즈의 무대

 

교토의 물이 맑은 절로 Go! Go!

 

버스를 타고 정류장에 내리자 우리를 반기는 건 끝없는 오르막길!

 

구름이 많이 낀 흐린 날씨지만 한여름 높은 온도와 섬나라 일본의 엄청난 습도는 눈앞에 펼쳐진 오르막길을 과연 올라가는 게 맞는 건지 날 망설이게 했다.

 

이럴 줄 알았다면 차라리 다른 곳을 갈 걸 그랬나 싶을 정도로 끝없는 오르막길을 오르는 내내 나오는 건 한숨과 온몸의 땀뿐이었다.

 

 

 

# 기요미즈데라로 가는 오르막길

 

반정도 넘게 올랐나? 옆 골목에 수많은 계단으로 이루어진 오르막 길이 보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곳이 그 유명한 지나가다 넘어지면 삼년 동안 재수가 없다는 '산넨자카(三年坂)'였다.

 

# 교토 산넨자카 (출처 : IKIDANE NIPPON)

 

 

'산넨자카'고 뭐고 그쪽으로 올라갈 힘도 없어 우리는 그냥 무거워진 발걸음을 재촉해 부지런히 '기요미즈데라(水寺)'로 향했다.

 

너무 힘들어 아무 생각 없이 오르다 보니 어느새 우리는 '기요미즈데라' 입구 상점가에 도착했다.

 

'기요미즈데라' 입구는 수많은 상점들과 수많은 중국 유커들, 그리고 예쁜 기모노를 입고 아장아장 걷고 있는 일본 여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 기요미즈데라 입구 상점가

 

수많은 인파 속에서 인증샷 남기고 조금 더 올라가니 넓은 광장과 함께 청수사를 상징하는 '니오몬(仁王門)'과 '산쥬노토(三重塔)'가 우리의 시야에 들어왔다.

 

 

# 청수사 입구 광장에서 니오몬과 산쥬노토를 배경으로

 

위의 사진을 찍은 후 우리는 '기요미즈데라'에 들어가기 위해 매표소를 찾았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매표소가 없어 결국 지나가던 한국 분에게 물었더니, '기요미즈의 무대(清水の舞台)' 근처에 가야 매표소가 있다고 하신다.

 

여기서 '기요미즈데라' 여행 Tip 하나!

 

혹시라도 '기요미즈데라'에 가시면, 저처럼 '니오몬' 근처에서 매표소 찾지 마시고 그냥 들어가세요! '기요미즈의 무대' 근처에 매표소가 있답니다.

 

 

친절하신 한국 관광객 덕분에 더 이상 매표소 찾아 삼만리를 하지 않고, 우리는 붉은색 기둥의 화려한 '니오몬'으로 향했다.

 

 

# 기요미즈데라 니오몬(인왕문) 앞에서

 

'니오몬'은 서쪽을 향하고 있어 오후에 햇빛을 받으면 그 붉은빛이 더 강렬해진다고 하던데, 아쉽게도 우리가 방문한 날은 날이 흐려 그 강렬한 모습을 볼 수는 없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니오몬'을 통과하기 위해 계단 쪽으로 갔다. '니오몬' 계단 오른 편에 용맹스러운 용 모양의 동상이 '기요미즈데라' 방문을 환영이라도 하는 듯(?) 우릴 노려보고 있었다.

 

# 니오몬 계단 오른 편에 있는 용 모양 동상

 

용 동상을 잠시 감상한 후 계단을 올라 '니오몬'을 통과하는 것으로 우리의 본격적인 '기요미즈데라' 여행이 시작되었다.

 

'기요미즈데라'는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사찰이다. 서기 780년 '오토와 폭포'가 흐르는 수풀이 우거진 언덕 위에 세워졌는데, 여기에서 맑은 물의 사찰이라는 뜻의 '기요미즈데라'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킨카쿠지'가 원래 개인 별장이 사찰이 된 경우라면, '기요미즈데라'는 원래부터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불교의 종파 중 하나인 법상종의 사찰로 지어진 곳이라고 한다.

 

199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기요미즈데라'는 '기요미즈의 무대'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어, 다수의 애니메이션과 영화, 드라마에 등장하기도 했다고 한다.

 

유서 깊은 고찰 '기요미즈데라'의 첫 관문 '니오몬'을 통과하자 우리를 맞이한 건 '니오몬'과 같은 붉은빛의 '산쥬노토'였다.

 

'기요미즈데라'에서 '기요미즈의 무대' 다음으로 높은 건축물인 3층 목탑 '산쥬노토'는 넓은 부지에 조금은 외롭게 홀로 우뚝 서 있었다.

 

# 기요미즈데라의 산쥬노토(삼중탑)

 

# 기요미즈데라의 산쥬노토에서 지헌이

 

외로워 보이는 '산쥬노토'에서 인증샷을 남긴 후 우리는 '쵸즈야(手水舎)'에서 손을 깨끗하게 씻고 '즈이구도(隨求堂)'로 향했다.

 

# 쵸즈야에서 손을 씻고 있는 지헌이

 

여기서 '기요미즈데라' 여행 Tip 둘!

 

일본 신사에 가면 입구에 이런 쵸즈야가 있는데, 우리나라 관광객들은 이 물이 약수인 줄 알고 마시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이 물을 손을 씻는 전용 물이니 절대 마시면 안 된다.

 

앞선 두 건물인 '니오몬'과 '산쥬노토'와 달리 '즈이구도'는 검은색 나무 지붕에 흰색 벽으로 이루어진 일본의 전통 가옥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즈이구도'는 소원을 들어주는 부처인 '수구보살'을 모시고 있는 법당으로, 100엔을 내면 재미있는 태반 체험도 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굳이 100엔을 주고 체험할 필요성을 못 느껴 그냥 패스하고 '기요미즈의 무대'로 향했다.

 

# 기요미즈데라의 즈이구도(수구당)

 

# 기요미즈데라의 즈이구도 앞에서 지헌이와

 

'즈이구도'에서 우회전한 후 다시 좌회전해 가면, 정면으로 '기요미즈의 무대' 입구와 좌측에 '가이산도', 그리고 우측에 우리가 입구에서 애타게 찾았던 '기요미즈데라'의 매표소가 나온다.

 

중국 유커들이 입구를 꽉 막고 있어 어떻게 들어가나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단체 관람객 입구와 개인 관람객 입구가 나누어져 있어 우리는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한 후 긴 기다림 없이 바로 앞에 위치한 '기요미즈의 무대'로 들어갈 수 있었다.

 

# 기요미즈의 무대(정면), 가이산도(좌), 매표소(우)

 

# 기요미즈의 무대 입구와 매표소 풍경

 

# 기요미즈의 무대와 가이산도, 매표소를 배경으로

 

'저런~!!'

 

'기요미즈의 무대'는 공사 중이었다.

 

 

# 한창 공사중인 기요미즈의 무대 입구에서

 

사실 '기요미즈데라'에 온 목적이 바로 '기요미즈의 무대'를 보기 위해서였는데... 역시 다른 데를 갔었어야 했던 것일까?

 

비싼 입장료 내고 들어와서 보고 싶은 것도 못 보고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그래도 어쩌겠나! 이미 비싼 입장료 내고 들어왔는걸... 공사 중인 무대라도 보고 가야겠다 생각하고 안전 펜스를 설치해 어둠컴컴한 '기요미즈의 무대'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제일 먼저 우리의 눈에 들어온 건 건너편 '고야스노토(子安塔)'.

 

원래는 '기요미즈데라'의 정문인 '니오몬' 옆에 있던 걸 지금의 위치로 옮긴 것이라고 한다.

 

# 기요미즈의 무대에서 바라본 고야스노토(자안탑)

 

한창 공사 중이라 '기요미즈의 무대'는 너무 어두웠지만 무대의 통로 천장에 걸려있는 등이 상대적으로 밝아 보여 그거 하난 마음에 들었다.

 

# 공사 중인 기요미즈의 무대 통로에서

 

중국 유커들이 너무 많아 구석구석 자세히 둘러보는 것은 포기하고, 공사 중인 무대의 난간으로 나와 잠시 아래의 '오토와노타키(音雨の滝)'를 내려다보았다.

 

전해 내려오는 속설에 의하면 '기요미즈의 무대'에서 뛰어내려 살아남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래선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뛰어내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뛰어내렸던 사람들의 생존확률은 80% 이상이었다고 한다.

 

소원이 이뤄지는 것도 좋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무모하게 높은 고층에서 뛰어내리다니! 소원이 이루어 지기도 전에 죽으면 어쩌려고...

 

다행히도 지금은 뛰어내리지 못하도록 안전펜스를 설치해 놓았다.

 

 

# 기요미즈의 무대에서 바라 본 오토와노타키(오토와 폭포)와 상점가

 

안전 공사로 인해 '기요미즈데라'에 온 목적을 비록 제대로 이룰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기요미즈데라'의 푸른 숲과 맑은 공기, 깨끗한 물을 볼 수 있어 그것만으로 우리는 어느 정도 뿔난 마음을 달랠 수 있었다.

 

'기요미즈데라'의 다음 장소에서는 어떤 것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설렘 반 기대 반으로 우리는 '기요미즈의 무대'를 나왔다.

 

# 기요미즈의 무대를 나오며 지헌이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