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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06 둥베이 여행

[중국/안투] 백두산 ④ : 천지

# 백두산의 칼데라호 천지

 

어느 것이 하늘빛이고 어느 것이 물빛인가?

 

'비룡폭포' 옆으로 보면 가파른 계단이 보인다. 바로 '백두산 천지'로 가는 계단이다. 처음 '백두산'을 갔을 때는 한창 공사 중이었는데, 2006년에 갔을 땐 공사가 끝나 이 계단을 통해 '천지'를 오가고 있었다.

 

# 비룡폭포 옆 천지로 가는 계단

 

까마득한 계단을 올려다보고 있자니, 쉽게 올라갈 엄두가 나질 않았다. 난 올라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용기를 내기로 했다.

 

# 입구에서 바라본 가파른 계단

 

생각보다 계단은 험하고 가팔랐다. 중간도 못 올라갔는데, 벌써부터 다리가 아파지기 시작했다. 차라리 계단 말고 그냥 평평한 오르막길이었으면 좋았을 것을, 속으로 쓸데없이 계단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을 마구 욕하며 오르던 계단을 계속 올랐다.

 

바로 옆 '비룡폭포'에서 나는 물 떨어지는 소리에 정신이 없는 상태로 얼마를 올랐는지, 조금씩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 비룡폭포 옆 천지로 가는 계단

 

# 천지로 가는 계단을 오르다 바라본 비룡폭포 풍경

 

무릎이 빠지는 것처럼 아파 잠시 쉬다가 문득 아래를 내려다봤더니 까마득한 절벽 아래로 '비룡폭포' 앞 계곡 풍경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었다.

 

# 천지로 가는 계단에서 바라본 비룡폭포 앞 계곡 풍경

 

# 천지로 가는 길에 바라본 비룡폭포 정상 풍경

 

계단을 올라 한참을 자갈밭을 걸어 우린 드디어 '백두산 천지'에 도착했다. 정말이지 또 가라고 그러면 두 번 다신 가고 싶지 않을 만큼 힘든 여정이었다.

 

 

'천지'는 '백두산' 상단부에 위치한 칼데라 호수로, 둘레가 14km에 평균 깊이는 213m, 최대 수심은 384m에 이른다.

 

'천지'는 '백두산'의 최고봉인 '장군봉(2,750m)'을 비롯해 '망천후(2,712m)'·'백운봉(2,691m)'·'청석봉(2,662m)' 등 높은 봉우리에 둘러싸여 있으며, '천지'의 물은 화구벽이 터져서 생긴 북쪽의 달문을 통해 흘러내려 간다. 이 물은 '승사하(升嗣河)'를 통해 흐르다가 68m의 장대한 '비룡폭포'에서 수직으로 떨어진다.

 

# 백두산 천지

 

'천지'는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천지 풍경

 

우린 깊은 깊이로 인해 푸르다 못해 검은색을 띠고 있는 '천지'의 물에 조심스럽게 손을 담갔다. 얼마나 차가운지 놀라 금세 담갔던 손을 뺐다.

 

하늘에는 어느새 구름이 잔뜩 드리워져 있었다. 사실 맑은 날 햇볕 쨍쨍한 상태에서 수면에 햇빛이 반짝반짝 반사되는 '천지'의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그나마 이렇게라도 '천지'를 볼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며 각자 보고 싶은 풍경을 찾아 호수 주변을 산책한 후 우린 서둘러 '백두산'에서의 마지막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모였다.

 

# 검푸른 물빛의 아름다운 천지 풍경

 

# 검은빛의 천지와 건너편 북한 풍경

 

수학 선생님께서 '천지'의 괴물을 찾아봤냐고 물으셨다. 난 눈곱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천지'를 둘러싸고 있는 '백두산'의 높은 봉우리들을 천천히 바라본 후, 험난했지만 그보다 더한 감동을 준 '천지'를 내려왔다.

 

 

 

# 백두산 천지를 둘러싸고 있는 높은 봉우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