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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16 쓰촨 국제교류

[중국/충칭] 중국싼샤박물관

# 충칭 싼샤박물관 전경

 

과연 득(得)인지 실(失)인지?

 

※ 이 글은 오직 저의 개인적인 생각을 적은 글일 뿐, 사실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미리 밝힙니다.

 

'인민대례당'을 내려와 '인민광장'을 가로질러 가면 또 하나의 거대한 건물이 그 위용을 뽐내며 우뚝 서있다.

 

2004년 12월 중국의 '싼샤 댐' 건설로 물속에 잠긴 싼샤(三峡) 지역의 역사·문화유산과 인류의 생활환경 보호 및 그 연구 결과를 사람들에게 전시하기 위해 지어진 '중국싼샤박물관(重庆中国三峡博物馆)'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예로부터 중국은 '황허(黄河)를 다스리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치수(治水)에 많은 힘을 쏟았다.

 

이 말은 중국 문명이 어디에서 발생했는지를 알면 쉽게 이해가 되는 말이다.

 

중국의 문명은 '황허'에서 발생했다. 모든 고대 문명의 발생지가 그러하듯 중국도 교통이 편리하고, 농수(農水)를 확보하기 쉬우며, 수렵활동이 비교적 용이한 강을 끼고 문명이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황허'의 규모가 매우 크다 보니 1년에 몇 번씩 큰 홍수로 인해 강이 자주 범람해 인사사고는 물론 농사까지 망치게 되는 일이 허다했다. 그래서 중국의 황제들에게 물을 다스리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 되고 말았다.

 

'황허'가 이 정도니, 중국에서 가장 큰 강인 '창장(长江)'은 말해 무엇하겠는가!

 

해마다 범람해 강 주변에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 큰 피해를 주는 '창장'을 다스리는 일은 현 중국 정부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

 

결국 중국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거대한 프로젝트에 돌입하게 되는데, 이 프로젝트가 '싼샤 댐'의 건설이었다.

 

결국 2006년 후베이성(湖北省) 이창시(宜昌市)에 '창장싼샤(长江三峡)'를 잇는 세계 최대의 댐인 '싼샤(삼협) 댐'이 완공된다. 그리고 '창장'을 따라 길이 660km, 평균 너비 1.1km, 총면적 632㎢, 총 저수량 393억 t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인공호수가 만들어졌다.

 

# 중국 후베이성 이창시에 건설된 세계 최대 규모의 싼샤 댐 (출처 : 위키백과)

 

하지만 인공호수가 만들어진 지역은 안타깝게도 중국의 소수민족들이 살고 있던 곳으로, 살아갈 터전을 잃어버린 중국의 소수민족들은 자신들의 조상으로부터 물려받는 소중한 문화유산을 한순간에 잃어버릴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수몰지역 내에는 <삼국지연의(三国志演义)>의 주인공 중 한 명인 '장비'의 묘를 비롯해 다수의 중국 고대 유적지와 유물들이 위치해 있어, 이 문화재들 또한 잃어버릴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중국싼샤박물관'은 바로 수몰지역에 있던 중국의 고대 문화유산과 소수민족의 문화유산들을 옮겨와 보존하기 위해 지어진 곳이다.

 

난 수몰의 위기를 무사히 넘긴 중국의 문화유산들을 살펴보기 위해 '중국싼샤박물관'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내 실망하고 말았다.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들은 거의 모조품에 불과했으며, 유물 전시보단 '싼샤 댐'의 건설 과정과 댐 건설로 얻게 될 중국의 이익들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게다가 수몰지역에 거주하고 있던 소수민족들에 대한 전시는 너무나 미미했다.

 

웅장한 건물과는 정 반대로 과연 이게 박물관인가 싶을 정도의 실망감에 괜한 시간 낭비만 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글을 올리고 있는 지금 올여름 조카 예원이와 함께 갔던 '홍콩역사박물관(香港歷史博物館)'이 오히려 더 박물관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와 같이 들어왔던 학생들은 어느샌가 하나둘씩 사라지더니 결국 박물관에는 나 혼자 남았다. 그래도 이왕 들어온 거 끝까지 다 보고 나가는 게 예의일 거란 생각에 박물관 관람을 끝까지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 중국싼샤박물관 전시관

 

이 글을 올리면서 잠시 생각해 봤다.

 

이렇게 자국의 고대 문화유산을 파괴하면서까지 댐을 건설한 것이 과연 중국에 무슨 득이 되는 것일까?

 

중국 정부는 댐 건설로 그동안 부족했던 전력을 보충할 수 있고, 가뭄에 대비한 농수를 확보할 수 있으며, 홍수로 인한 강의 범람을 막아 인명 및 재산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또한 댐 공사로 많은 인력이 필요해 취업난을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중국 정부가 내세운 주장들은 다 맞아떨어졌다. 중국은 '싼샤 댐'의 건설로 가뭄과 홍수, 전력난을 대비할 수 있었고, 많은 일자리의 창출로 취업난을 다소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댐이 완공된 지 10여 년이 지난 지금, '싼샤 댐' 주변은 슬슬 문제점이 하나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싼샤 댐' 주변의 환경에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너무 많은 양의 물을 저장하고 있다 보니, 댐 건설로 만들어진 인공 호수는 짙은 안개가 걷히지 않고 있으며, 이로 인해 주변의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댐 자체가 정확하게 계산되지 않은 상태에서 완공되면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고, 이를 메꾸기 위해 꾸준히 보수공사를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오히려 보수공사라도 할 수 있으면 다행인 것이다. 자칫 댐이 무너지기라도 한다면 상하이를 비롯해 '창장' 주변의 대도시들이 물에 잠기게 되어 수만 명의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한다.

 

또 인공 호수가 많은 양의 담수를 저장하고 있다 보니 바다로 유입되는 담수의 양이 줄어, 서해바다는 해마다 염분의 농도가 높아지고 있고, 이 상태가 계속 지속되다 보면 서해는 높은 농도로 죽음의 바다가 될 수도 있다고 한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이상 기온 현상으로 올여름 지구촌 곳곳에서는 최악의 무더위와 최악의 태풍으로 한바탕 홍역을 앓았다.

 

지구의 곳곳이 이렇게 되기까지 중국의 공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지구 환경오염의 가장 큰 기여를 한 국가 중 한 곳이 바로 중국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우리나라가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전 세계 국가들이 지금 모두 중국의 '싼샤 댐'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이제 저 혼자만 잘났다는 뿌리 깊은 중화사상(中華思想)에서 벗어나,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세계 각국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조금씩 '싼샤 댐'을 허물고, 댐 주변의 자연을 원래의 상태로 복구해야 한다. 그래야 그것이 진정한 중국의 득, 더 나아가 전 세계의 득이 될 것이다.

 

# 중국싼샤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입구에서 학생들과

 

'중국싼샤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학생들이 여기저기 모여 사진을 찍고 있었다. 나도 학생들과 합류해 사진을 찍고 있는데, 예쁜 중국 꼬마 아가씨가 다가왔다.

 

중국 말을 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같이 온 할머니에게 허락을 받고 꼬마 아가씨와 사진을 찍는 것으로 '인민대례당', '인민광장', '중국싼샤박물관' 구경을 마치고 버스로 돌아왔다.

 

 

# 박물관 입구에서 꼬마 아가씨와( 끝내 이 꼬마 아가씨는 나와의 사진 촬영을 허락하지 않았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