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Japan/'10 간토 여행

[일본/닛코] 도쇼구(동조궁) ② : 닛코 도쇼구

# 닛코 도쇼구의 요메이몬

 

일본 최고의 영웅이 영원히 잠들어 있는 곳

 

짧지만 비교적 가파른 계단을 올라 일본 최대의 석조 도리이인 '이치노도리이(一の鳥居)'를 통과하니 왼쪽으로 붉은색 탑이 보였다.

 

# 닛코 도쇼구의 첫 관문인 이치노도리이

 

# 이치노도리이를 배경으로 부모님

 

붉은색 탑의 정체는 '쥬노토(五重塔)'! 삼나무에 둘러싸여 있는 화려한 '고쥬노토'의 모습을 잠시 감상한 후 우린 '도쇼구(東照宮)' 관람을 시작했다.

 

# 닛코 도쇼구의 고쥬노토

 

'닛코(日光)'의 '도쇼구(동조궁)'는 '에도막부(江戶幕府)'를 연 초대 쇼군인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의 위패를 모신 신사다. 현재의 '도쇼구' 전각의 대부분은 17세기에 재건된 것으로, 경내에는 8채의 국보, 34채의 중요문화재를 포함한 55채의 건조물이 있다.

 

 

'요메이몬(陽明門)'·투각으로 만들어진 '회랑(廻廊)'·'카라몬(唐門)'·'고혼샤(御本社)'·'네무리네코(眠り猫)' 등은 국보로 지정되어 있으며, '닛코사지(닛코의 신사와 절)'로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 닛코 도쇼구 안내도 (출처 : 日光東照宮)

 

'도쇼구(동조궁)'의 볼거리로는 전국 각지에서 집결된 명공들에 의한 옻칠과 극채색이 구사된 호화 찬란한 조각이 압권이며, 특히 평화를 기원하는 '네무리네코'와 '보지도 말하지도 듣지도 말라.(見ざる言わざる聞かざる)'는 '산엔(三猿)'은 놓칠 수 없는 볼거리이다.

 

# 닛코 도쇼구의 네무리네코 (출처 : ☆彡旅する壁紙&待ち受け)

 

# 닛코 도쇼구 산엔 (출처 : Dora's Funny Life)

 

'이치노도리이'를 뒤로하고 직진해 들어가니 또 돌계단이 나왔고, 돌계단 위에는 '도쇼구'의 정문인 '오모테몬(表門)'이 줄기 기둥이 상당히 굵은 삼나무들에 둘러싸여 서있었다.

 

# 닛코 도쇼구의 정문인 오모테몬

 

# 닛코 도쇼구 오모테몬에서 바라본 이치노도리이 풍경

 

'오모테몬'을 통과하자 정면으로 삼신의 창고란 뜻의 '산진코(三神庫)'가 위치해 있었다.

 

'산진코'는 오른쪽부터 순서대로 '시모진코(下神庫)'·'나카진코(中神庫)'·'가미진코(上神庫)' 세 개의 건물을 가리키며, 축제에 사용되는 가마와 의상, 장신구 등을 보관하는 장소이다. 특히 '가미진코' 지붕 아래에는 '도쇼구'의 3대 조각 중 하나인 '소우죠노죠우(想像の像)' 조각이 새겨져 있었다.

 

# 닛코 도쇼구 니노도리이에서 바라본 시모진코

 

# 닛코 도쇼구의 나카진코 (출처 : Yahoo!ブログ)

 

# 닛코 도쇼구의 가미진코와 지붕아래 소우죠노죠우(상상의 코끼리) 조각

 

'가미진코' 옆에는 넓은 마당이 펼쳐져 있었고, 마당의 한가운데에는 '도쇼구'의 두 번째 도리이인 '니노도리이(二鳥居)'가, 왼쪽 아래는 '쵸즈야(手水舎)'가 있었다.

 

일단 '쵸즈야'에 들러 손을 씻은 후 '니노도리이'를 통과해 다시 계단을 올랐다.

 

# 가미진코 좌측의 도쇼구 마당 풍경

 

# 도쇼구 마당 왼쪽 아래에 위치한 쵸즈야

 

# 도쇼구 쵸즈야에서 손을 씻고 계신 엄마

 

# 도쇼구 니노도리이 앞에서 아버지

 

계단을 오르며 바라본 '요메이몬'은 용·기린·공자·맹자·새·식물·물고기 등 수많은 조각으로 장식되어 있어 화려함을 뽐내고 서 있었다.

 

# 닛코 도쇼구의 화려한 요메이몬

 

# 도쇼구 요메이몬 앞에서 부모님과

 

# 계단에서 바라본 니노도리이

 

# 계단에서 바라본 쵸즈야

 

'니노도리이'를 통과해 계단을 올라가면 '요메이몬'으로 올라가는 계단으로 가기 전 좌측에 북을 보관하고 있는 '고로(鼓楼)'와 동인도 회사에서 가져온 '샹들리에'가, 우측에는 조선통신사가 가져온 조선의 종을 보관하고 있는 '쇼로(鐘楼)'와 '조선 범종' 그리고 포르투갈에서 수입한 철을 정제해 만들었다는 쇠등롱인 '난반테쓰토로(南蠻鐵燈籠)'가 위치해 있었다.

 

# 닛코 도쇼구의 동인도 회사에서 들여온 샹들리에

 

# 닛코 도쇼구의 조선 범종(앞)과 쇼로(뒤)

 

# 닛코 도쇼구의 등롱 난반테쓰토로

 

조선통신사들이 가져왔다는 '조선 범종'에 왠지 정이 간다고나 할까! 한참을 구경한 후 우린 다시 '요테이몬'을 향해 계단을 올랐다.

 

'요테이몬' 양옆으로 난 '회랑'의 벽에는 공작과 학 등 다양한 새들이 화려하게 조각되어있어 사진 한 장 찍은 후, 아름다운 '요테이몬'을 통과했다.

 

# 요테이몬 앞 회랑과 석조 등롱

 

# 닛코 도쇼구 요테이몬 옆 회랑 벽을 배경으로

 

'요테이몬'을 통과해 나오면 왼쪽으로 검은색과 금색이 어우러'신요샤(神輿舍)'가 나온다. '신요샤'는 '도쿠가와 이에야스'·'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미나모토노 요리모토(源賴朝)'의 가마가 있는 곳으로 가운데 있는 것이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가마라고 한다.

 

'신요샤'에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가마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은 후, 맞은편에 위치한 '가구라덴(神楽殿)'으로 이동했다.

 

# 도쇼구 신요샤 앞에서

 

# 닛코 도쇼구의 신요샤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가마

 

'가구라덴'의 내부는 앞쪽엔 무대가, 뒤쪽엔 옷을 갈아입는 대기실로 구분되어 있었다.

 

# 닛코 도쇼구의 가구라덴

 

'가구라덴' 관람을 마치고 우린 이른 아침부터 혹사시킨 다리도 쉬게 할 겸 잠시 회랑의 마루에 앉아 쉬기로 했다. 회랑의 마루 안쪽에는 술을 넣은 통들이 잔뜩 쌓여있었다.

 

# 도쇼구 회랑 마루 안쪽에 쌓여있는 술통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도요토미 히데요시'와 함께 향토삼영걸로 불린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은 후 1600년 '세키가하라 전투(関ヶ原の戦い)'에서 동군을 지휘해 승리를 이끌었다. 이후 '에도 막부'를 개창하여 첫 쇼군이 되었다. 1605년 3남 '도쿠가와 히데타다(徳川秀忠)'에게 쇼군을 물려준 후 오고쇼(大御所)의 자격으로 '슨푸(현 시즈오카 지역)'에 머무르며 정치에 참여하였다고 한다. 사후에는 '닛코 도쇼구'에 묻혔다.

 

# 닛코 도쇼구 오쿠샤의 도쿠가와 이에야스 무덤 (출처 : 日光東照宮 - Seesaa ブログ)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일본의 '전국시대'를 통일한 최후의 승리자이다.

 

그는 '오다 노부나가'의 밑으로 들어가 착실하게 세력을 키워나갔다. '오다 노부나가'가 어이없게 죽은 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그의 뒤를 이어 일본을 통일하고 전국시대를 종식시켰을 때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머리를 숙였다. 하지만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임진왜란을 일으킨 후 병으로 급사하면서 다시 일본이 혼란의 시기에 빠지자, '도요토미' 가문을 상대로 '세키가하라 전투(関ヶ原の戦い)'에서 이긴 뒤 일본을 재통일하고 지배자가 되어 '에도 시대'를 연 인물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임진왜란으로 우리에게 씻을 수 없는 치욕을 안겨줘 평판이 좋지 않은 인물이라면,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임진왜란으로 파탄 난 조선과 일본의 외교적 관계를 정상화한 인물로 우리나라에서도 비교적 평이 좋은 인물이다.

 

또한 그는 일본에선 긴 기다림을 인내한 인물을 대표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인고의 기다림 끝에 '오다 노부나가'나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해 내지 못한 '전국통일'을 이룩하면서 진정한 승리자의 위치에 오른 인물이다. 일본의 문학작품을 보다 보면 종종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너구리에 비유하는데, 바로 그의 인내심을 작품 속에 투영한 것이라고 하겠다.

 

늘 그렇지만 패키지여행은 시간이 너무 아쉽다. 어느덧 집합 시간이 가까워져 우린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묻힌 무덤까지 가 보지 못한 채, 일본 최고의 영웅호걸을 모셔 놓은 화려한 신사를 구경했다는 것에 만족하며 '도쇼구'를 나왔다.

 

# 도쇼구를 나오는 길에

 

아마 이후로도 일본 여행에서 이토록 화려하고 자연친화적인 곳을 더 이상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바로 그 점이 너무 아쉬워 난 버스가 '도쇼구'를 벗어나 보이지 않을 때까지 계속 '도쇼구'를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