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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iwan/'16 타이베이 여행

[타이완/신베이] 지우펀 수치루

# 영화 <비정성시>의 한 장면 (사진 출처 : 씨네21)

 

우샤오시엔 감독은 왜 지우펀을 택했을까?

 

타이완도 우리나라의 제주 4.3 사건, 광주 5.18 민주화 운동과 같은 민중 봉기 사건이 일어 난 적이 있었다.

 

2차 국공내전에서 패한 국민당 군대는 타이완으로 도망쳤고, 이때부터 이미 부패할 대로 부패한 중화민국의 정부 관료들은 폭압적으로 타이완 본성인들을 통치하기 시작했다. 이에 분노한 본성인들은 결국 봉기를 일으켰고, 국민당 정권과 중국에서 건너온 외성인들이 이들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했는데, 이 사건이 바로 타이완의 가장 큰 비극인 2.28 사건이다.

 

타이베이에서 1062번 버스를 타고 북쪽으로 1시간 반을 달리면 신베이시(新北市) 루이팡구(瑞芳區)에 위치한 '지우펀(九份)'에 도착을 한다.

 

# 지우펀행 1062번 버스에서

 

'지우펀'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세븐일레븐 편의점 옆 골목에 들어서면 수많은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 없는 재래시장이 나오는데 바로 이 곳이 '지산제(基山街)'다.

 

# 지우펀 지산제에서 울 예원이

 

# 오전 시간이라 아직 사람이 많지 않아 한산한 지산제 풍경

 

 

# 지산제에서 바라 본 지우펀 풍경

 

수많은 인파를 뚫고 '지산제'를 나오면 우리의 목적지인 '수치루(豎崎路)'의 아름다운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우리가 '수치루'에 간 이유는, 바로 이 곳이 앞서 언급한 타이완의 2.28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비정성시(悲情城市)>의 무대가 되었던 곳이기 때문이다.

 

영화에서는 내내 어두운 화면으로 인해 우울한 느낌이었다면, 우리가 본 실제 '지우펀'은 마을이 생기던 당시 9가구가 살고 있던 곳이라는 의미의 지명이 무색할 정도로 조용한 광산촌에서, 지금은 타이완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거듭나 활력이 넘치고 화려한 곳으로 변해있었다.

 

# 영화 <비정성시> 속 수치루 풍경

 

# 현재 수치루 풍경

 

수많은 인파를 비집고 급경사의 계단을 내려가 그나마 '수치루'에서 가장 넓은 광장(?)에 도착해 화려한 홍등가를 바라보았다.

 

 

 

 

# 지우펀 수치루에서 울 예쁜 조카 예원이

 

# 지우펀 수치루의 가파른 계단에서

 

# 지우펀 수치루 광장(?)에서 바라 본 화려한 홍등가

 

그렇다면 왜 '허우샤오시엔(侯孝賢)' 감독은 많은 장소 중에서 하필이면 '지우펀'을 영화의 배경으로 택한 걸까?

 

'지우펀'은 청나라 때부터 금광으로 유명한 광산촌이다. 일제강점기 시기 일본인들은 이 지역의 금을 호시탐탐 노렸다. 그리고 일본이 제2차세계대전에서 패해 물러간 다음 들어온 사람들이 바로 국민당 정권의 중화민국이었는데, 부패한 국민당 관료들 역시 금광을 가만 두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시 말해, '지우펀'은 침략세력들의 수탈과 억압의 장소였고, 그들의 폭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던 장소였기 때문에, '허우샤오시엔' 감독은 이곳을 영화의 공간적 배경으로 선택했던 것 같다.

 

고진감래라고 과거 수탈과 억압의 장소였던 '지우펀'은 침략자의 폭압을 이겨내고 타이완에서 가장 Hot한 장소가 되었다.

 

어쩌면 '허우샤오시엔' 감독은 '지우펀'을 통해 타이완의 미래를 미리 예견했을지도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통해 이룩한 발전된 조국의 모습을...

 

# 수치루 광부 동상 앞에서 예원이

 

 

 

# 지우펀 수치루 옆 골목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