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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10 간토 여행

[일본/도쿄] 아사쿠사 센소지 & 나카미세도리

# 아사쿠사 카미나리몬 (출처 : www.418.co.jp)

 

에도시대의 번화가를 거닐다

 

여행 셋째 날의 아침이 밝았다. 일기예보의 예상이 맞았는지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공식적인 '간토(関東)' 여행의 마지막 날인데, 제대로 여행을 할 수 있을지 살짝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조식을 먹고 짐을 챙겨 버스에 올랐다.

 

우리의 셋째 날 첫 목적지는 '도쿄(東京)'의 절 중 하나인 '센소지(浅草寺)'와 에도시대 때의 번화가인 '나카미세도리(仲見世通り)'가 있는 '아사쿠사(浅草)'였다.

 

 

버스를 타고 먹구름이 잔뜩 낀 '도쿄' 시내를 달려 '아사쿠사'에 도착했다. 그사이 도쿄에는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 아사쿠사 센소지 안내도 (출처 : 浅草寺)

 

버스에서 내려 천천히 '아사쿠사진자(浅草神社)' 쪽으로 걸어갔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런가 길 옆의 상점들은 아직 문을 열기 전이었다.

 

 

'아사쿠사진자'는 '센소지'의 본당 오른쪽에 위치한 신사로, 에도시대까지 '센소지'와 하나였지만, 메이지시대 '신불 분리 법령'에 의해 신사와 사찰이 분리되면서 '아사쿠사진자'란 이름으로 현재까지 이르고 있는 신사라고 한다.

 

'아사쿠사진자'에서는 '스미다가와(隅田川)'에서 '센소지'의 관음상을 건져 올린 어부 형제와 그 상을 봉안한 승려인 '하지노마츠치노미코토(土師眞中知命)', '히노쿠마노하마나리노미코토(檜前浜成命)', '히노쿠마타케나리노미코토(檜前竹成命)'의 3제신을 받들고 있다. '아사쿠사진자'를 지은 사람은 '도쿠가와 이에미츠(德川家光)'로, 이 신사는 350년간 화재와 지진의 피해를 입지 않은 덕택에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고 한다.

 

# 아사쿠사진자 풍경

 

들어가서 한 번 살펴보고 싶었지만, 비가 더 떨어지기 전에 '아사쿠사'를 둘러봐야 했기에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우린 서둘러 '센소지' 쪽으로 향했다.

 

'센소지' 근처에 오니 건물 옆으로 '센소지'의 '고쥬노토(五重塔)'가 눈에 들어왔다. '고쥬노토'의 최상층에는 부처의 뼈가 안치되어 있으며, 일몰부터 밤 11시까지 조명이 켜져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 센소지 고쥬노토

 

'고쥬노토'의 웅장한 모습을 사진에 담은 후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센소지'가 기다리고 있었다.

 

'센소지'는 628년에 창건된 '도쿄'에서 가장 오래된 불교 사원으로, 이승에서의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아사쿠사관음' 사찰로 많은 사람들이 신앙하고 있다. 에도 문화발전의 중심지이며 현재도 주변에 옛 모습을 남기고 있다. 계절에 따라 꽈리 시장, 하코이타(羽子板 - 배드민턴과 비슷한 놀이의 공을 치는 판) 시장 등 많은 행사가 열리고 있으며, '카미나리몬(雷門)'에 걸려 있는 대형 제등이 유명하다.

 

'호조몬(宝蔵門)' 통과해 '센소지 혼도(浅草寺本堂)'를 잠시 둘러보는 사이 빗방울이 더욱 거세게 내리기 시작했다. 하는 수 없이 '혼도(본당)'을 개미 겉핥기 식으로 대충 둘러본 후 '아사쿠사'의 마지막 목적지인 '나카미세도리'로 발길을 돌렸다.

 

# 센소지 혼도 (출처 : 浅草寺)

 

# 아사쿠사 센소지 혼도에서 바라본 호조몬

 

# 센소지호조몬의 거대한 제등을 배경으로 엄마

 

# 센소지 호조몬을 배경으로 아버지

 

'나카미세도리'에 도착하니 다행히 거리 위에는 비를 피할 수 있는 천막이 쳐져 있었다. 그래선지 '아사쿠사'에 관광 온 사람들이 모두 비를 피해 '나카미세도리'에 모이기나 한 듯 수많은 인파로 북적거렸다.

 

# 아사쿠사 나카미세도리 입구에서 부모님

 

'아사쿠사'의 '나카미세도리'는 에도시대 '도쿄'의 번화가로, '센소지'의 '카미나리몬'에서 '호조몬' 앞까지 약 250m에 걸친 참배로 양측에 에도시대풍의 소품과 기념품, 먹거리를 판매하는 90여 개의 점포늘어서 있는 거리를 말한다.

 

상점에서는 기념이 될만한 다양한 물건들을 판매하고 있었지만, 우리 식구들의 취향과는 동떨어진 물건들이 많아 구입하는 것은 포기하고 그냥 아이쇼핑을 즐기기로 했다. 그래도 먹거리는 포기할 수 없어 부모님께 드시겠냐고 물어봤더니, 엄마는 '요코하마 주카가이'의 찐빵에 데이셨는지, 나중에 면세점에서 선물이나 몇 개 살 거니까 돈을 아끼라고 하시며 거절하셨다. 철저하게 한국 입맛을 가지신 아버지 역시 됐다고 하셔서 아쉽지만 먹거리도 건너 뛰었다.

 

# 나카미세도리의 쿠키 매장

 

# 나카미세도리에서

 

# 나카미세도리에 전시되어 있는 에도시대의 나카미세도리 풍경화

 

# 나카미세도리 옆으로 난 아사쿠사 거리 풍경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아이쇼핑을 즐기다 보니 어느새 '카미나리몬' 앞에 도착했다. 우린 잠시 비를 피해 쉬었다 갈 겸 '카미나리몬' 안으로 들어갔다.

 

비가 내리는데도 관광을 나온 수많은 사람들을 바라보며 쉬고 있다가, 다시 몸을 일으켜 '나카미세도리'로 들어갔다.

 

# 센소지의 카미나리몬 앞 풍경

 

돌아올 때는 '카미나리몬' 앞으로 올 때와는 반대 방향에 위치한 상점들을 구경하며 '나카미세도리'를 통과했다.

 

콩으로 만든 간식을 파는 곳부터 일본의 유카타(浴衣)를 파는 곳까지 다양한 상점들을 구경하며 오는 중간에, 시끌벅적한 '나카미세도리'와는 정반대로 조용해 보이는 골목이 나타났다.

 

# 나카미세도리의 콩으로 만든 간식을 파는 상점

 

# 나카미세도리의 게타 상점에서

 

# 나카미세도리 게타 상점의 예쁜 게타

 

 

# 나카미세도리의 유카타 상점

 

전부터 난 일본에 가게 되면 조용한 주택단지의 거리를 걷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이유는 단 하나! TV 만화 시리즈 <아따맘마> 때문이었다.

 

조카들 때문에 한동안 투니버스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때, 우연히 보게 된 <아따맘마>에 푹 빠지게 되면서 난 일본의 유명 관광지보다는 그들의 일상을 한 번 엿보고 싶은 마음이 무지 커졌다. 그래서 언젠가 일본에 가게 되면 꼭 한 번 일본의 골목을 걸어봐야지 다짐했었고, 드디어 그 순간이 내게 찾아온 거였다.

 

크고 복잡한 주택단지의 골목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와는 다른 가정집 건물들과 그 건물들에서 풍겨 나오는 일본 특유의 색깔을 보고 느낄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며, 내리는 비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난 골목 산책을 나섰다.

 

# 아사쿠사 나카미세도리 옆 작은 골목 산책 중에

 

골목길 중간중간에는 '나카미세도리'에 있는 상점보다도 더 예쁘고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위치해 있었다.

 

# 나카미세도리 옆 골목의 일본 전통 과자 상점

 

# 나카미세도리 옆 골목의 이색 간판

 

짧은 골목 산책이 끝나갈 무렵 골목 끝에 예쁜 디저트 카페가 눈에 띄었다. 엄마와 골목 산책의 마지막 기념사진 한 장 남기고 '센소지'로 나왔다.

 

# 나카미세도리 옆 골목 끝의 디저트 카페

 

# 나카미세도리 옆 골목 끝 디저트 카페 앞에서

 

# 나카미세도리 옆 골목 끝 간식 상점 앞에서 엄마

 

'센소지'로 나오자 '호조몬' 못 미처 오른쪽 편으로 1945년 도쿄대공습의 희생자를 기리고 평화를 염원하고자 세운 '헤이와지조손(平和地藏尊)'이라는 이름의 불상이 앉아있었다.

 

과거 그들이 우리에게 한 짓을 생각하면, 뭐 이따위 불상을 앉혀 놓았는지 괘씸한 마음이 들지만, 어차피 우리에게 몹쓸 짓을 한 것은 일본의 어리석은 군부와 정치인들이지, 그들 때문엔 희생당한 무고한 백성들은 아닐 거라는 생각에 묵념 살짝 해 준 후 그곳을 나왔다.

 

 

# 센소지 헤이와지조손

 

# 센소지의 헤이와지조손 앞에서

 

'헤이와지조손(평화지장존)' 옆으로 '쿠메노헤이나이도(久米平内堂)'가 위치해 있었다. 우리는 잠시 '쿠메노헤이나이도'를 구경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비 오는 날의 '아사쿠사' 및 '도쿄' 관광을 마쳤다.

 

모처럼 가이드가 관광 시간을 많이 줘서 비가 내리지 않았으면 좀 더 여유 있게 관광을 했을 텐데, 꼭 이런 날은 날씨가 도움을 안 주는 것 같다. 우린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하코네(箱根)'의 '오와쿠다니(大涌谷)'로 가기 위해 버스에 올랐다.

 

# 센소지의 쿠메노헤이나이도에서